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 / A House of Dynamite
posted on 2025.11.22
2025 / Kathryn BIGELOW / IMDb
★ 3.8
텀블러를 들고 다니며 농담을 주고받는 “캐주얼 프라이데이” 같은 일상에 젖어드는 무시무시함. 다시 한 번 찾아든 종말의 날에, 인간이라서 갖는 생에 대한 존엄성, 인간이라서 갖는 파괴력. 오랜만에 어설픈 코미디 없이, 극에 푹빠져 보냈다.
이 영화를 본 누군가는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아 영화를 맹탕이라 칭했고, 누군가는 그렇기에 수작이라 했다. 나는 완전한 후자의 편. 수저에 산해진미를 잔뜩 올리고 그 수저를 그저 입 근처에 가까이 가져가며 끝냈기 때문에 우아한 영화가 되어버렸다 생각했다. 그 수저를 입에 넣고, 와구와구 씹고 삼키는걸 보여주면 그 장르가 완전히 바뀌어 버린다는 생각때문에.
미국 시간으로 아침의 출근 풍경을 담은 카메라와 연출이 좋다고 생각했다. 대기업이든, 백악관이든, 소규모 상점이든, 아침의 부산함이 국가를 초월한 보편적인 감정처럼 담겨 무척 몰입하며 영화를 시작했다.
지난 부국제에서 보지 못한게 아쉬웠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흐르지 않고 집에서 편하게 관람할 수 있어 무척 좋았다.
한국인에겐 좀 아픈 영화인데, 그게 세계의 정세라면 더 분발하는 수밖에 없겠단 생각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