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부산국제영화제 /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4박 5일의 일정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다녀왔다. 올해는 가지 않으려 했는데, 30주년을 맞이한 흥미로운 라인업때문에 예매를 강행..
총 11편의 영화를 관람했는데, 머리 끝까지 도파민이 오르는 영화는 없던게 아쉽다. 중간엔 ㅁㅁ을 만나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 되려 이 시간이 영화같고 즐거웠다.
보지 못한 좋은 영화가 너무 많아 영화제까지 올 필요가 있을까, 이렇게 사람이 붐비는 스트레스를 감수하면서까지.. 라는 생각이 이따금씩 들기도 했다. 그나마 이번엔 IMAX관에서 큰 스크린과 음향으로 즐기는 영화들이 많았어서, 그 기쁨으로 행복을 갈음할 수 있었다. 가끔은 관객으로 가득 찬 극장에서 왁자지껄 함께 즐기는 경험이 그립고 즐겁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방해 없이 홀로 영화에 푹 빠지는 시간이 더 황홀하고 행복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상하게 아시아 영화보다 유럽 영화가 더 빛을 발한 해였다. 몇 개의 영화는 개봉 후 집에서건 극장에서건 다시 봐보고 싶다.
영화제
올해 30주년을 맞이한 부국제.
개막일에 도착했다.
개막식을 기다리는 사람들.
개막작인 <어쩔수가없다>에 대한 붐업이 곳곳에.
올해 포스터는 좀 촌스럽다고 생각했다. 폰트와 컬러가 모두 너무 튀어, 둘 중 하나는 가라앉혔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
올해도 또모스커피가. 예년보다도 줄이 더해 이른 아침에 도착했을 때나 마감 직전에나 사먹을 수 있었다.
그래도 적당한 맥주와 적당한 대기 좌석, 적당히 적당히의 수준은 지켜진 느낌.
개막식 레드카펫에서. 쟁쟁한 게스트들의 방문이 있었다. 밀라 요보비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자파르 파나히 감독.
올해부터 신설된 경쟁부문. 양가휘, 코고나다, 나홍진 등의 심사위원단.
박찬욱 감독을 비롯한 개막작의 배우들.
올해부터 새로이 집행위원장을 맡게된 정한석 위원장.
<프랑켄슈타인> 상영 이후 GV.
<부고니아> 이후 있던 스페셜 토크. 정말 왜 하는지 모르겠는 엉성함 그 자체의 톡이었다.
<국보> 이후 있었던 GV. 대작들을 맡은 조지훈 프로그래머의 진행이 영 매끄럽지 않아 좀 불편했다.
먹은 것들
이번엔 그래도 제 시각에 끼니를 챙겨먹으려 노력했다. 아침에 한 잔의 커피도 항상 사수하며.
가보고 싶었던 프론트커피에서. 에스프레소를 주문해 일과를 정리했다.
어늘 날은 센텀 신세계의 폴바셋에서. 적당한 소음과 붐빔이 좋았다.
해운대에서 가보고 싶던 라멘집에서. 항상 줄이 길어 못먹어 봤었는데, 이번엔 식사시간을 피해 웨이팅 없이 방문.
영화로 풀방인 날들은 아점으로 국밥을 든든히 먹고 출격. 광안리 안목.
해운대 엄용백.
센텀 가야포차의 수구레 국밥까지.
물론 이재모도..
중간에 짬이 날 때 간식도 챙겨먹었는데, 신세계 지하의 이흥용 베이커리에 푹 빠져 두 세번 방문했다. EBS 건축탐구 집에서 등장했던 제과제빵의 빵집은 생각보다 맛있고 가성비가 좋아 간식으로 최고였다.
길을 걷다 발견한 기분좋은 칵테일바라던가
마지막 밤을 장식하며 마신 기네스도 좋았다.
영화제를 마치고 대전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기다리며 눈여겨 봤던 러시아 음식점에. 하루종일 보르쉬와
샤슬릭을 먹을 생각으로 벅찼다. 요즘 왜이렇게 사워크림이 땡기는지.
기차가 매진이라 한 시간 정도 역에서 시간을 보냈다. 때마침 드론페스티벌을 하고 있어 야외에 자리를 잡고 앉아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노트북을 열고 감상문을 적었다. 일을 끝내고 싶은 마음에 마음은 좀 무거운 시간들이었는데, 그래도 잘 비우고 그리고 채우고 돌아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