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오브 인터레스트 / The Zone of Interest

2023 / Jonathan GLAZER / IMDb
★ 4.0

작년을 강타했다는 말에 충분히 납득이 가는 105분이었다. 편집과 촬영이 자유로운 영화라는 매체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장점을 십분 발휘하는 느낌이었다. 이 영화가 향하는 방향의 벡터에 있어서, 가장 끝까지 걸어가 벽을 터치한 영화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영화는 생각보다 직유적이고 직관적이었다. 작위성을 없애기 위해 촬영 당시 연출이나 연기에 있어 최대한의 자연스러움을 추구했다지만, 한 폭의 잘 짜여진 그림을 보는 것처럼 서사와 비유들이 직설적이었다. 어쩌면 이 영화가 다루는 홀로코스트라는 사건 자체가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사건이기에 더 직설적으로 느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영화를 본 뒤 루돌프 회스에 대해 찾아보며, 십년 전 방문했던 아우슈비츠를 생각하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 본 <쇼아>와, 카메라가 절대 들어가서는 안되는 영역에 대해 역설하던 정성일 평론가의 GV를 생각했다. 유대인과 독일인의 이분법적인 구조가 아니라, 폴란드의 슬라브족과 그리고 유대인과 독일인 안에서도 자각하는 이와 자각하지 못하는 이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인간의 마음과 뇌를 지배하는 본질에 대하여.

대단했던 화면 구성과 사운드 덕분에 극장에서 봤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