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균 쇠 / Guns, Germs, And Steel

Jared Diamond / KOBIC / ISBN-13

작년 <사피엔스>를 끝내고 바로 주문을 넣었었다. 한 계절을 책장에서 보내다가, 올봄에 들어 책을 들었고 한여름이 되어 끝냈다.

<사피엔스>보다는 훨씬 흥미롭게 읽었지만, <코스모스>에는 비하지 못했다. 우리가 코로나 시대를 겪지 않았다면, 더 즐겁게 읽었을까? 체험과 경험을 뛰어넘지 못하는 텍스트에 대해 생각했다. 역설적으로, 체험과 경험을 뛰어넘는 책과 영화들이 있고 그런 작품들을 만났을 때 가슴이 두근거렸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유물론적인 자료에 기대어 분석을 한다고는 하나, 실질적인 논리의 전개는 관념론적인 접근처럼 느껴져 아쉬웠다. 통계적인 접근으로 좀 더 확률을 높일 수는 있으나, 원샷원킬로 단 하나의 사실을 밝혀야 하는 순간엔 통계가 무의미해지고 홀짝의 도박으로 넘어간다 생각하기에..

과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얽매이지 않고, 다가오는 나날들을 기쁘게 맞이하는 것. 그 하나만을 생각하며 책을 읽었다. 한반도에서 어떤 것들이 처음 탄생했고, 무엇이 다른 나라로 전파되었고, 또는 그 반대로 어느 다른 국가에서 한반도로 유입이 되고, 그런 일련의 사건들을 자아의 자부심 전체와 치환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했다. 잘난 것도 나, 못난 것도 나, 잘나가던 과거의 우리도 나, 못 나가던 과거의 우리도 나. 그저, 미래엔 좀 더 좋은, 그리고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만을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