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국립공원 / Gyeryongsan National Park
원래는 예산 수덕사에 갈까 한 주말이었다. 미처 끝내지 못한 투두들이 눈에 아른거려 섣불리 밖으로 나서지지가 않았다. 요즘 미라클모닝 중이라 해가 뜨기도 전에 일어나는데, 집에만 있자니 정오까지 빈둥댈 것만 같았다.
고민 끝에 충동적으로 계룡산에 다녀와보기로 했다. 한 번 가야지 가야지 생각만 했지, 관음봉 정상까지는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피해왔었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구나 싶었다. 가깝다는 이유로 미루지 말고, 이렇게 한 발자국씩 떼자고 생각했다.
다녀오자 마음을 먹고 10분 만에 대충 짐을 싸서 집을 나섰다. 덕분에 또 애플워치를 충전만 해둔 채 두고 나와버렸다. 이쯤 되니 운명 같아서 책상 위에 두고 온 애플워치가 생각났을 때 그냥 너털웃음이 지어졌다.
8시에 오르기 시작해 천정탐방지원센터-남매탑-삼불봉-관음봉-동학사의 코스로 내려오니 딱 3시간 반이었다. 햇살이 따뜻한데 바람은 시원한 데다 벌레가 없어 등산하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블랙야크 앱에 인증을 하며, 머지않은 시기에 명산100을 또 오르길 기대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입구로 향하는 길. 예고 없이 등장한 갈림길에 당황했다. 오른쪽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오늘의 코스. 큰 원을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 내려온다.
천정탐방지원센터에서 남매탑으로 오르는 구간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새소리와 바람 소리를 들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하며 걸었다.
큰배재에 도착.
남매탑.
오르락내리락이 반복되었는데, 그게 돌길이기도 하고 계단이기도 해서 진을 빼놓는 기분이었다. 흙길은 없는 곳. <나라야마 부시코>가 절로 생각났다.
삼불봉 도착.
이제 저 능성이를 타고 이동해 관음봉까지 이동한다.
계룡에 저수지가 있는 줄도 몰랐다.
봉우리 언저리마다 간간이 보이는 데크와 계단들. 저기 모두를 통과해야 하는 구나, 마음의 준비를 했다.
이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동학사.
암릉 구간이 꽤 되었는데, 장갑을 챙겨오길 잘했단 생각을 했다.
멀리 관음봉으로 오르는 계단이 희미하게 보였다. 저기가 바로 말로만 듣던 악명 높은 구간이란 걸 단박에 알 수 있었다.
동학사와, 동학사 입구, 그리고 저 멀리 유성까지 보였다.
아까 보이던 계단 구간으로 진입. 500개가 넘는다 한다.
뒤를 돌아보니 절경이었다.
관음봉 도착. 고구마를 하나 먹고 다시 출발.
관음봉에서 동학사로 내려가는 길. 반복되는 돌길이었다.
계룡산이 이렇게 가파른 돌산일 줄은 몰랐다.
은선폭포. 물이 말랐다.
원래는 이런 모습이었을 텐데. 높이가 상당하고 좌우로 펼쳐진 절리가 아름다워 여름에 오면 장관이겠다 생각했다.
동학사에 도착했다.
얼마 전 끝낸 <우리 옛 건축과 서양 건축의 만남>을 떠올렸다.
일주문을 통과해 나오며 주말의 등산을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