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자라섬재즈페스티벌 / 2025 Jarasum Jazz Festival
1박 2일로 가평에서 열린 자라섬재즈페스티벌에 다녀왔다.
얼리버드 3일권을 미리 사놨었는데, 하필 한화이글스의 플레이오프 일정과 겹쳐 일부만 방문했다. 사실 플레이오프 1차전을 예매한터라 금요일에 경기를 보고 토요일 아침 일찍 출발하면 토/일 공연을 모두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헸는데 뜻밖의 우취 엔딩이라.. 토요일 경기가 끝나고 출발하니 토요일의 메인 스테이지 공연은 모두 끝이 났고 읍내에서 열리는 무료 공연들을 간신히 볼 수 있었다.
재즈라는 넓은 도랑을 품기에 나는 너무 비좁은 사람이란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내년엔 아쉽게도 아마… 토요일의 이브라힘 말루프를 보지 못한게 못내 아쉬운데 일요일에 만난 빌 프리셀이 뜻밖에 너무 좋아 횡재였다.
짜와 예솔과 함께할 계획이었는데 일정이 조금씩 틀어지는 바람에 예솔이는 얼굴도 못봤고, 짜와는 1박 2일을 함께 보냈다.
토요일에 도착해 캠핑장에서 짜를 픽업후 읍내로. 조안나 두다 트리오의 공연. 이런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기에 이런 음악을 내놓을 수 있을까를 반복해 생각했다. 그들간의 인터랙션도 좋았다. 한시간 남짓한 공연이 끝나고 짜와 얘기를 하는데, 짜도 똑같은 생각을 했다는데 놀랐다. (영상)
공연 후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고 LP를 구매하는 참새를 한 컷.
금호타이어 같은 동네 카센터 가라지에서 열리는 공연도 지나쳤는데, 그 분위기가 무척 좋아보였다. 하지만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저녁거리를 사러 잣고을 광장에 들렀다. 부스를 막 정리하는 국도막걸리에서 6도짜리를 하나 샀다. 옛날통닭도 하나 사서 카라반으로 복귀.
원래는 오늘 낮에 돗자리에서 마셨어야할 술들인데, 뒤늦게 카라반에서 마시게 되었다. 경기장에서 먹었던 샌드위치 이후에 첫 식사라 허겁지겁 먹었다. 쑥갓까지 챙겨와 오뎅탕을 끓여주고 참기름과 들깨가루를 넣은 두부김치까지 준비해준 짜요가 고마웠다. 와인 한 병을 챙겨 밖에 나가 불멍까지 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어김없이 찾아온 카라반에서의 아침. 이번엔 고급형 카라반을 예약한터라, 온열 기능이 있는 침대에서 등따시게 숙면했다.
카라반 밖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정리하고 체크아웃을 하려는데 짜의 차가 방전되어 출동을 요청했다. 기사님이 도착하시기까지 멀리서 들려오는 재즈 리허설을 들으며 나누는 대화 타임이 무척 즐거웠다.
재즈페스티벌과 상관 없이 자라섬으로 나들이를 나오신 어르신들의 정경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물론 벤치와 야유회가 너무 카라반 앞이라 카라반에서의 숙박만이 목적으로 온 여행이었다면 원숭이가 된 것처럼 좀 힘들었겠지만, 우리도 페스티벌을 즐기는 입장에서 괜히 붐업이 되는 기분이라 좋았던 것 같다.
어제는 흐리고 비가 내렸다는데 오늘은 날이 개었다.
매년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남기고 있다. 항상 같은 패턴. 예솔이가 왔다가는 날짜는 폭우가 내리고, 그녀가 떠나면 맑게 갠 하늘에서 짜와 단 둘이 기념 사진을. 언젠간 예솔이도 맑은 자라섬을 체험해보면 좋을텐데..
공연장이 있는 섬으로 걸어 들어가는길. 언제나 그랬든 영화 <소울>처럼, 모두가 한 줄로 줄지어 걸어 들어간다.
이번 페스티벌 f&b에서 새롭게 등장한 버거킹 트럭.
재즈라운지 무대가 메인 무대와 90도 정도로 틀어져 나란히 놓여있다는 것도 달라진 점.
언제나 그랬듯, 전날과 전전날의 비로 생겨버린 잔디밭 사이의 개울.
타이벡으로 만든 돗자리를 가져가봤다. 나중에 집에 와서 세탁을 하려고 보니 비에 젖은 잔디가 잔뜩 묻은 것이, 타이벡은 파쇄석 위에서만 써야겠다 생각했다.
밤에 운전을 해야하니 술대신 오렌지 주스로 기분을 냈다. 오늘은 반드시 사피엔스를 끝까지 읽으리라 다짐하며.
해가 저물자 쌀쌀해졌다. 패딩을 입었는데도 느껴지는 한기. 이벤트 부스에서 나눠준 핫팩이 없었다면 큰일날뻔 했다.
마찬가지로 언제나 그랬듯, 마지막 공연들을 앞두고 따뜻한 무알콜 뱅쇼를 텀블러에 담아 홀짝였다.
저녁으로는 버거킹 트럭에서 와퍼를.
마티아스 아익 퀸텟. (영상)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한 빌 프리셀 트리오. (영상 1) (영상 2) (영상 3)
공식 불꽃놀이를 마지막으로 끝. 집으로 돌아오니 11시 반이었다. 재즈보다도 짜와 한 대화들이 여운이 남는, 그런 시간이었다. 아마도 이렇게 자라섬은 이제 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