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 Iksan

주말에 시간이 비어 7월 휴가로 어딜 다녀올까 고민이 많았다. 해외로 가는 항공권도 여럿 만지작거리다 결국 매번 마음에 쓰이던 전북 여행을 해보기로 했다. 원래는 김제, 정읍, 부안, 고창만 다녀오려 했는데 이왕 다녀오는 김에 익산도 들려보기로.

익산은 2년 전 여름에 다녀왔는데 무척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번엔 그 때 들리지 못했던 곳들을 차례로 방문했다.

왜 백제 사람들이 도읍을 익산으로 옮겨야 했을까. 결국 그 선택은 옳은 선택이었나. 왜 현대에 와서 익산은 더 큰 도시가 되지 못했나. 그런 선대 사람들의 선택과 그 결과에 대해 반복해 생각했다. 그런 흐름들을 그저 어떤 역사의 한 조각으로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의 선택의 순간들에 지혜로 작용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걸까. 좋은 배움의 트랙에 놓여있는 것일까.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니 금방이었다. 유적지에 다와 갈때쯤 멋진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어이에 백제 사람들은 이런 구릉에 왕궁터를 잡았나 궁금해졌다.



주차를 하고 일단 박물관부터.



“수부"라 적힌 기와가 이 곳이 왕궁이었다는 것을 알게된 결정적 증거였다 한다.




지금은 터만 남았지만 과거의 번영을 상상하며. 생각보다 밀도가 낮은 것은 우리가 제대로 발굴하지 못해서일지, 그네들의 추구미였을지.



중국에서 넘어왔을 것이라는 어린석.



왕궁이었다가, 결국 사찰이 되었고, 그리고 지금은 그마저도 흔적없이 사라진 역사가 궁금해졌다. 어느 시절 사람들까지 이 곳을 실존으로 기억했을까.



작게나마 수장고를 구경할 수 있었다.



건물 내부가 너무 시원한데 뒤쪽 논밭을 널찍하게 볼 수 있어 좋았다. 쾌적한 환경에 비해 관람객이 아무도 없어 좀 멋쩍어지긴 했지만.



이제 왕궁터를 구경하러 나섰다. 오늘도 어김없이 나의 유적지 메이트 토마스 쿡의 <>을 들으며.



왕궁이 왕궁으로서의 역할을 다한 뒤 사찰로 바뀌었을 때 세워진 것인지, 그 이전부터 목탑으로 존재하다 석탑으로 바뀐 것일지. 그 유래가 희미한 석탑을 구경했다. 미륵사지 석탑과 유사한 형태의 날개가 아름다웠다.



궁은 생각보다 높고 넓었다. 중턱즘에 올랐을 때 보게된 옛 정원의 흔적.



과거의 이 곳의 모습이 잘 상상되지 않았다. 영원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영원을 논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했다. 시골이 되어버린 도읍. 영원한 번영을 꿈꾸는 사람들.



미생물이나 유물로 추측하건데 화장실이었을거라 추정되는 곳.



생각보다 너무 디테일한 재현에 웃음이 났다.



익산이 문화유적도시로 살아남기위해 가야할 여정에 대해 생각했다.




위쪽 북문까지 보고 오고 싶었는데 “뱀 출몰 주위” 라는 표지판을 보고선 북문 근처까지만 보고 돌아왔다.



그리고선 익산에 단 하나 존재하는 맥도날드로.



익산 고구마 모짜렐라 버거의 본고장에서 맛보기 위하여. 생각보다 좀 아쉬운 맛이었지만.



익산역으로가 옛 이리역의 역사를 구경했다. 역 근처의 여행자센터에도 들렀는데 익산이 밀고있다는 캐릭터 마룡이를 구경했다. 유적지에선 볼 수 없던 캐릭터라 좀 낯설고 문맥적으로 좀 어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