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 Pocheon

철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잠깐 포천에 들렀다.

학창시절 산정호수로 체험학습을 왔던 것 같은데, 고등학생 때였는지 중학생 때였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가물한 기억이면 한 번은 와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언제 다시 포천까지 올라올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차를 꺾었다.

90년대의 유원지 느낌이 물씬나며 곳곳에 사이비 부스가 있는 산정호수는 관광객의 수도 많지 않았다. 깎아 내리는 산세의 풍광이 아까웠다.




그냥 차를 잠깐 세워두고 호수만 한 번 보고 돌아올 생각이었다.



근데 그냥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걸어보자 하다 결국 한 바퀴를 다 돌았다. 듣고있던 오디오북을 들으며 걸었더니 한시간이 좀 안되게 걸었다.



사이비나 사기를 치실 것 같은 분들이 많았는데, 그렇다 해서 나를 잡거나 말을 걸거나 하시진 않았다.





호수의 반대편 데크까진 많이들 오지 않으시는지 한가로이 걸을 수 있어 좋았다.



생각보다 너무 날렵한 궁예의 동상을 보며 다시 차로 돌아갔다. 근처 리조트에서 숙박한다면 이동막걸리라도 사다 마셨을텐데 아쉽다는 생각을 하며 대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