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3

아침 일찍 일어나 컨벤션센터로 넘어갔다. 오전 발표를 끝내고, 남은 세션 발표를 다 듣고선 점심을 먹으러 시내로 나왔다.



점심으로는 미리 점찍어둔 수두리보말칼국수에. 이미 웨이팅이 길다.


이번 여행내내 읽으려고 가지고간 책을 꺼냈다. 별로 읽지 않았는데 테이블 회전이 빨라 금방 들어갔다.


혼자 오면 이런게 서럽다. 칼국수, 죽 둘 다 먹고싶은데.. 고민하다 죽을 시켰다.


죽마니아에, 전복죽 킬러기때문에 무척 맛있게 먹었다. 다 먹고선, 어라 칼국수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싶었지만 웨이팅이 계속 긴 것 같아 잘먹었다 말씀드리고 나와버렸다.


점심 직후 세션엔 듣고싶은 발표가 없었기에 산책을 하기로. 그래도 근처에 있는게 맘이 편할 것 같아 중문으로 다시 들어갔다.


쉬리 벤치는 매번 오고싶었지만, 이제야 오게되었다.


벤치에서 바라보는 뷰는 한적한 바다일 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어제 서핑한 색달해변 뷰였다. 김윤진과 한석규의 평온한 연기에 낚인 기분.


컨벤션센터 근처 카페 바다다에 갔다. 여기도 어제 서핑 강사님이 추천하셨던 곳. 알고보니 나도 가고싶어 지도에 미리 별표를 해둔 곳이기도 했다.


거의 전 좌석 풀방이다. 정보과학회에 온 사람들도 더럿 보였다.


노트북으로 할 일이 있어 얼른 처리하고 밖에 나가 앉고싶었다.


드디어 나왔다. 볕이 좋다.


아무래도 독서각이라 책을 꺼냈다. 여기서 꽤나 좋은 부분을 많이 읽은 것으로 기억.


라떼에 퍼지는 우유같기도, 창백한 얼굴 속으로 보이는 실핏줄 같기도. 카페는 뷰는 좋은데, 사실 좀 돗데기시장같아 집중은 어려웠다.


다시 컨벤션센터로 넘어왔다.


포스터세션을 부리나케 구경했다. 저렇게 슬라이드 인쇄로 포스터세션해도 되는구나.. 예전에 수민이랑 포스터 인쇄해와 자비로 참석했던게 생각난다. 우리 그 때 왜그랬지? 또르르..


오전에 발표를 했던 룸.


다음에 참석할 정보과학회는 언제려나? 문득 궁금해진다.


메인룸으로 들어갔다. 과기정통부 국장님의 기조강연을 들었다.


그리고 개회식이 열렸다. 작은 상을 받았다.


북한의 ICT 현황을 절반정도 듣다 나왔다.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이었는데, 왠지 지금 가는게 여정 상 좋을 것 같아 이미 마감한 것을 알면서도 차를 돌렸다.


내부는 관람 불가했지만 바깥 정원은 구경이 가능했다.


원형 창문을 보자마자 아 완전 김정희네! 라고 생각했는데 내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에 사실 조금 놀랐다. 머리 속에 세한도가 잘 박혀있었나보다.


돌담 안쪽이 김정희가 유배했다는 곳을 복원한 것이라 한다. 아는 분 집이라던데 여기서 추사체도 완성하고, 세한도도 그렸다고.


내 머리 속 이미지와는 다르지만.


나중에 멀리서 보니 건물 자체가 세한도 속 건물 형태로 만들어 둔 것이더라.


매표는 5:30 마감이었지만, 문은 6시에 닫아 안에 사람이 좀 있었다. 하지만 제주의 룰에 따라 결코 들어가지 않았다.


이제 진짜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 산방산을 앞에두고 달렸다.


오늘 저녁은 고기국수! 먹어본 고기국수라곤 대전에서 먹어본 고기국수가 전부인데, 그게 진짜 고기국수의 참맛인지 궁금해 참을 수가 없었다.


대전의 맛은 참맛이었다. 대신 이 집은 숙주와 파를 많이 얹어, 흡사 덜 짠 돈코츠라멘같기도 했다. 배가 불렀다.


아까 낮에 카페 바다다를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소연님이 쇠소깍 근처 테라로사를 가보라 강추해주셨다. 4~50분 남짓의 거리였지만 또 달렸다. 한라산을 왼쪽에 끼고 달리는데, 가끔씩 평원을 달릴 때마다 그 완만한 곡선이 한 눈에 들어와 심쿵사당할뻔..


석양으로 물들어가는 바다가 아름답다는걸 상기했다.


여튼 다 뒤로한 채 나는 카페로 들어간다!


위스키공장이라 해도 믿겨지는 벽돌 건물의 정문.


내부는 높고 탁 트인게 꽤나 좋았다. 게다가 고소하며 시큼한 커피향이 은은하게 퍼져있었다.


드립커피 중 덴스한 것으로 추천을 받아 시킨 뒤 안락한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선 다시 책을 꺼냈다.


커피를 가득 담아주셔서 불안해하며 들고왔지만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잘 들고왔다. 한숨 돌리며 마시려는 찰나 바로 흘려버렸다ㅠㅠ흑흑..


해가 뉘엿뉘엿 지고, 사람들도 하나 둘 카페를 비운다. 책을 더 읽고싶었는데 카페도 금방 문을 닫을 것 같았다.


무척 좋은 경험이었다. 다음 제주 방문 때도 들릴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만난 한라산.


내일이면 이 동네를 떠나 애월로 넘어가는데, 호텔에서 두 블럭 떨어진 곳에 이마트가 있는 줄 몰랐다. 왜 여태까지 자꾸 시장가서 맥주 사온거지?? 비싸게??ㅋㅋㅋ 막걸리 안주로 두부를 사왔는데, 막상 몇 점 먹고선 버렸다. 아무래도 이제 막걸리는 달아서 못마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