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바롭스크

저녁 7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출발. 다음날 아침 8시에 하바롭스크에 도착했다. 하바롭스크에서 하루를 온전히 구경하고 다음날 아침 공항으로 출발했다.



열차 좌석에 시트를 깔고서 준비하니 기차가 출발한다.


부다페스트에서 크라코우로 넘어갈 땐 더 열악한 열차도 탔던지라 이런 새삥 001열차는 넘나 좋은 시설처럼 느껴졌다. 물론, 오스트리아를 오갈 때의 열차가 가장 좋았지만.


9번 객차의 8번 방. 2등석 쿠페다. 장거리를 가시는 러시아 아줌마와 함께 타게 되었다.


열차 출발 후 한 컷.


하바롭스크에 대해 하나도 준비하지 않은 상태라 기차를 타고 준비했다. 인터넷이 자주 끊겨 자세히 조사하진 못했지만. 침대에 누워 열차 소리를 들으며 있으니 괜시리 행복해졌다.


객실 문을 닫아두니 좀 더워 러시아 아줌마가 창문을 열자셨다. 볼트가 잠겨있어 열리지 않았는데 아줌마가 입에 손을 대시며 ‘쉿’ 이라시더니 가방에서 드라이버를 꺼내셨다 후덜덜 삼각형모양의 특이한 볼트였는데, 일부러 이걸 위해 갖고다니시는 것 같았다. 여튼 창문을 여니 바퀴소리에 좀 시끄러웠지만 바람은 시원했다. 물론 덕분에 모기가 좀 들어왔지만.


중간중간 정차역들이 있다. 15분정도 길게 서는 역에선 밖에 내려 구경을 했다. 독립운동이 활발했다던 우수리스크 역에서.


도시락이 나왔다. 날리는 흰 쌀밥에 삶은 닭고기라니. 아무래도 이쯤이 바로 도시락 라면을 꺼내야할 때! 꿀꿀이밥처럼 다 말아 먹었는데 무척 맛있었다ㅋㅋ


밥도 먹었고 씻고 왔고 다들 잘 준비.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잠이 잘 오질 않았다. 가까스로 1시쯤인가 잠든 것 같은데 그마저도 3시에 깼다. 다시 잠에 들까 말까 고민하다가 음악을 듣기 시작. 유재하와 김현식 노래를 듣는데 쓸쓸한 것이 무척 잘 어울렸다.


새벽 5시쯤 정차한 역. 많은 상인들이 카트를 끌고와 이것저것 아침거리를 팔고 있었다. 나도 살까 했는데, 그러진 못했다.


해가 뜰 무렵이 되서 어제 빌려왔던 컵에 홍차를 끌여 마셨다. 저 컵받침 한국인들이 많이 사간다긴 하던데 사와도 잘 쓰지 않을 것 같아 사진 않았다.


너른 들판에 첩첩이 쌓인 안개에 정말 넋을 잃었다. 올해 본 풍경 중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컵이랑 침대시트를 차장 언니에게 반납하고 왔다. 기념품을 팔고있는 것 같길래 열차모형이 있냐 물으니 그건 없단다. 대신 마그넷을 사왔다. 수정이랑 하나씩.


기차는 모든 역에 정시에 정차했다. 7:55분이 되고 하바롭스크에 도착했다.


엘레베이터 없이 계단이 많아 수정이 캐리어를 어떡하나 걱정중이었다. 이미 많은 샴푸로 30kg 에 육박했는데 그걸 들고 올라갈 생각에 깜깜. 갑자기 러시아 아저씨가 수정이 캐리어를 번쩍 들어 수레에 실었다. 어머 엘레베이터가 없어서 역에서 해주는 서비스인가봐 싶었지만 다른 러시아 사람들이 무거운 짐을 낑낑 들고 계단을 오르는걸보니 아 유료구나 하는 깨달음이 팍. 비싸더라도 수정이 짐은 맡길만 했다.


택시를 불러 호텔로 갔다. 호텔에 짐을 맡기고 재정비를 하고 관광을 나가기로.


호텔 옆 예수변모성당.


안에선 미사중인 것 같아 짧게 둘러보고 나왔다. 성당 앞에는 명예광장이.


세계2차대전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했다는데.


무엇이든 그 규모가 크다.


택시를 타고 중앙시장으로 이동했다. 아직 점심을 먹기 전이라 과일을 좀 사먹었다. 블랙베리와 블루베리.


정육점들이 다 무시무시하다. 모든 점포마다 도끼로 발골하고 계신다.


시장 구경을 마치고 트램을 타러 나왔다. 하바롭스크를 가로지르는 두 개의 숲길 중 하나. 큰 모기에 두방을 쾅쾅 물렸다.


이렇게 트램이 제각각인 나라도 처음이다. 정류장도 없고, 안에 올라타면 차장이 돌아다니며 돈을 받는다. 가격은 20~25루블정도. (400~500원)


우리가탄 트램엔 차장 할머니가 계셨는데 돈을 내니 티켓을 끊어주셨다.


레닌 광장 앞에 있는 카페에 갔다. 간단한 아침을 먹으러.


케틀에 홍차를 시켰다. 날씨가 쌀쌀했는데 따뜻하니 좋았다. 물론 여기서도 간단한 식사를 하진 않았다. 배불리 먹었다.


레닌광장 앞에서.


콤소몰광장으로 걸어가는 길에 만난 백화점. 겉은 멀쩡한데 안엔 연수동 어느 아파트에 있는 상가같았다.


결혼식을 하러 가는 것인지, 끝내고 오는 것인지. 여튼 멋진 신랑 신부와 축하 행렬들.


시내에 있는 막심에서 구경도 할겸 껌을 샀다.


저 멀리 아까 다녀온 예수변모성당이 보인다. 블라디보스톡도 그랬고 하바롭스크도 그렇고 언덕들이 대단하다.


성모승천사원을 찍으려는데 수정이가…


다시 제대로. 파랗고 노란 성당은 디즈니의 성을 연상시켰다.


천국의 계단을 내려가며.


내려가며2.


아무르강변을 좀 보다가 다시 올라왔다. 제대로된 점심을 먹으러 가는길. 수정이가 아까 백화점을 보면서 ‘여기 사람들은 도대체 옷을 어디서 사는거야’ 라며 궁금해했었다. 가는 길에 현대적인 옷 집이 두 개 있길래 들어가 쇼핑을 했다. 여름떨이인지 옷을 무척 싸게 팔았다. 나도 나시 두개를 득템했다.


점심을 먹으러 간 곳은 우크라이나 및 동유럽 요리를 판다는 카바촉. zhiguli 라는 러시아 맥주를 한 잔씩 했다.


보르쉬랑 삐에로기, 그리고 커틀렛을 시켰는데 맛있었다. 나는 원래 사워크림을 좋아해 잘 먹었는데 엄마랑 수정이도 사워크림이 괜찮다고.


다음에 하바롭스크에 또 오게 된다면 아마 한 번 더 가지 않을까?


수정이는 마트료시카가 사고싶다고 기념품샵을 돌아다녔고 나는 건너편에 있는 우체국에 갔다. 혹 엽서를 살 수 있다면 사서 붙이고 싶어서. 물론 없었다. 아마 물어보면 줬을텐데? 물어볼걸 그랬나?


수정이도 맘에드는 마트료시카를 사고 택시를 잡아 호텔로 왔다. 드디어 체크인!


방에서 짐정리를 하고 좀 씻고, 그러고선 유람선을 타러 나왔다. 6시 유람선 시간에 딱맞춰 나왔더니 대기 중이었다.


해가 노릇노릇할 때 출발.


계속 먹고싶었으나 못먹은 꿀맥주를 팔고있길래 냉큼 사와 마셨다.


결혼식을 끝내고 온건지, 피로연인지 배를 하나 빌려서 결혼 파티를 할 것인가 보다. 예뻐보였다. 엄마랑 나도 수정이보고 아라뱃길에서 하라고ㅋㅋㅋㅋㅋ


재밌는 파티 하세요~~


아무르 강은 누군가 말한대로 황토빛 너른 강이었다. 바다로 착각할만큼.


한 시간 코스라 여유롭게 창밖을 보며 즐겼다.


무척 오래되었고 무척 길던 아무르 철교 아래를 지났다. 교량은 언제나 두근두근하다.


돌아올 땐 비가 후두둑 쏟아졌다. 다행이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올 땐 멈췄다. 러시아의 고액권인 5000 루블짜리 지폐에 나온다는 아무르스키 장군의 동상.


저녁을 먹으러 다시 무라비요아무르 거리로 걸어 나왔다. 저녁을 먹으러 간 곳은 크래프트 비어를 판다는 파니파짜니.


내부가 무척 재밌는 인테리어였는데 어두워 잘 못찍었다. 여튼 맥주를 시켜놓고 안주를 기다리는데.


종업원 언니가 다가와서 게임을 하지 않겠냐 해서 수정이랑 따라 나갔다. 호박으로 하는 폭탄돌리기 같은 게임이었는데 러시아 언니 1, 러시아 꼬맹이 1, 수정이랑 나, 그리고 다른 한국인 관광객 2이 참여했다. 다른 한국인 관광객이 우승해 상으로 대형 잔에 맥주를 받았는데 그 분들이 우리한테 주셔서 우리가 가져와 마셨다ㅋㅋ 러시아 언니 1의 이름은 빅토리아였는데 영어를 곧잘했다. 한국이 너무 좋다며 우리보고 인천에서 왔냐 물었고 이따 시간되면 자기들은 2층에 있다고 올라와서 같이 놀자했다. 물론 시간되면 가겠다 했지만 올라가진 않았다. 죄송..


굴라쉬도 팔길래 시켰는데, 오늘은 품절이라고. 이것저것 안주를 시켜 노나 먹었다. 아이고 배불러라.


택시를 잡고 간 곳은 샴베리마트. 드디어 마지막 쇼핑의 정점을 찍을 곳.


러시아는 10시까지만 술을 판매하기때문에 수정이는 기념품을 사고 나는 따로 카트를 몰며 맥주를 담았다.


꿀이랑 샴푸랑 (또!) 안주거리, 차, 뭐 그런 것들을 샀다.


여기도 생맥 포장기가 있길래 생맥을 하나 주문했다. 뭘 할지 모르겠었는데 옆에 주문하는 러시아 커플한테 도움을 얻어 밀맥으로 사왔다.


안주거리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 김치랑 노가리포를 샀다. 김치는 맛이 없었고 노가리는 짰다.


드디어 뜨바록도 사왔다!


진자 맹캉맹캉한 맛에 건더기가 띄워져 있는데 완전 내 스타일이다… 한국에 있음 맨날 사먹었을듯.


오늘의 맥주. 넘나 피곤해서인지 좀 마시다 골아 떨어져 잤다.


다음날 일찍 일어나 짐을 싸며 마신 맥주ㅋㅋ 드디어 마시는구나 러시아에서 맛보는 중국맥주를.


아침부터 무척 많은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다행이다. 날이 좋은날 관광하고 돌아갈 수 있어서.


택시를 불러 공항으로 갔다. 듣던대로 강원도 모처에 있을 것 같은 공항이었다.


라운지도 들어갔는데, 이걸 라운지라 불러도 될까? 그런데 내 다이너스 카드가 안된다해서 좀 있다 그냥 나와야했다. 국내선 라운지가 되는건가?


서울과 하바롭스크의 시차. 이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


출국 도장을 쾅쾅 받고선 출발.


비가 많이와 지연될까 걱정했는데 정시 출발이었다.


러시아 안녕!


돌아올 때 북한 상공을 지나면 구경하려 잠도 안자고 기다렸는데 아무래도 내려다보이는 도시는 강원도 같았다. 단순히 북한 영해를 지난다는 얘기였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