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 Japan

일본에서의 생활은 여행인걸까, 일상인걸까?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 있는 이 시간들을 종합해 여행에 한 번에 올리기로 한다.

일본에서 지내는 3개월동안 감정의 기복이 심했지만 대체로 일정했던 건 mp3에서 흘러나오는 zard 의 노래, 하루 일과의 일부분을 차지하는 북오프 들리기 그리고 전차 바깥 풍경들에 감탄하기였던 것 같다.

짧았던 여름은 어느덧 스쳐 지나가버렸다. ZARD의 수많은 노래 속에 등장하는 아쉬운 나츠들이 이해되는 순간이 와버렸다. 하지만 이 역시도 인생에서 잠깐 머무른 공간일뿐 시간은 지치지도 않고 계속 달려가버린다. 그래서 아쉬워할 틈이 없다. 또다른 즐거움들이 생겨날 것이기 때문에.

이미 다녀온 사람들에게 듣고간 내가 살게 될 동네, 다니게 될 학교에 대한 말들로부터 생겨났던 상상의 이미지들. 그런 것과는 정반대의 동네에서 지내다왔다. 나의 잘못된 상상들이 생각치못한 기쁨을 주었다ㅋㅋ..

특히나 6월에, 내가 사는 도큐타운들이 사카이 이즈미의 흔적들로 가득한 동네란 걸 알게된 후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굉장히 이상했다. 마트에 가는 길, 학교 가는 길, 산책하는 길 모두 하나하나 놓치고 싶지 않았다. 물론 지금와서는 하나도 기억나지 않지만ㅋㅋ

마지막 즈음에 츠쿠시노에 있는 카페에 앉아 여유를 부리던 순간은 꽤나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시간이나 여유가 되면 니가타에 무척 다녀오고 싶었다. 기차표가 너무 비싸 못갔지만, 언젠가는 한 번쯤 다녀올 수 있겠지? 겨울이었으면 좋겠다.

6월은 학교에 열심히 다녔고, 7월은 미국에 다녀오고 엄마 수정이가 다녀가는 바람에 훌라당 지나가버렸고 8월은 그래도 일본 곳곳을 다녀온 것 같다.

여행을 가도 감흥이 크지 않았던 건, 살고있는 동네인 카나가와가 이치방 다이 스키로 제일 두근두근 거리는 좋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카나가와에 집이 있고, 학교도 오오카야마가 아닌 스즈카케다이로 다닐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다.

하네다 공항에서 출국 심사를 할 때, 아직 비자 기간이 남았는데 이거 더 이상 안 쓸거냐? 다시 일본에 올 계획이 없는가? 에 정말로 단호하게 없다 만료시켜달라 말하는 스스로에 조금 놀랐다. 이렇게 미련을 안 남기고 올 수가ㅋㅋ

일본에서 가져온 것들이 많아 집안 곳곳에 숨겨 놓았다. 갑자기 툭하고 튀어나올 때마다 미소지으며 2016년의 여름을 떠올릴 것이다.

2016.06.01 ~ 2016.08.31,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