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여행을 가기 전에도, 갔다오고난 지금도 여전히 스페인은 별로다. 정말로 지금 갔다오지 않으면 나중에는 가고싶어도 못갈거란 생각으로 아득바득 다녀온 여행이었다.

장점과 단점을 추려서 말하자면. 단점은, 정말로 소매치기가 가득하다! 여행 첫날 저녁부터 당할뻔했다. 불안한 마음에 여행도 제대로 하지 못할까봐 가방도 가지고 다니지 않았다. 카메라도 항상 크로스로 매고 다녔는데, 이렇게 여행다녀본게 얼마만인지.

장점을 말하자면, 한 도시 안에 굉장히 다양한 매력이 있다. 바르셀로나만의 독특한 가우디 건축물들, 싱가폴을 연상시키는 더운 나라의 거리 느낌인 그라시아 거리, 로테르담을 연상시키는 모던한 건축물들, 에딘버러성을 연상시키는 몬주익 지구, 피렌체를 연상시키는 남쪽의 어느 거리들, 파리를 연상시키는 치안(ㅋㅋ) 유럽을 한번도 여행해보지 않은 사람이 바르셀로나 한 곳만 방문해도 유럽의 대략적인 느낌은 다 느끼고 갈 수 있겠다 싶었다.



바르셀로나에 도착하자마자 간 에스파냐 광장. 사실 목요일은 분수쇼가 없는 날인데, 착각해서 그만.. 덕분에 초짜 소매치기도 만나고!


숙소에서 바라본 탄환 모양의 아그바타워.


자, 다음날 일찍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으로 향했다. 회사 동료 중 스페인 친구가, 꼭, 꼭 아침 일찍가서 표를 사라길래 말 듣고 일찍 갔다. 일찍 가길 잘한거 같다. 오픈 시간보다 30분 일찍갔는데도 사람들이 꽤 있었다.

직접 가보기 전엔 어느 부분이 미완성인건지 잘 몰랐는데 이젠 알겠다. 지금상태는 양 옆 파사드만 있을 뿐, 성당 가운데 종탑이 텅 비어있는 상태인 것이었다.


사실 이 가우디의 미완성 걸작에 대한 얘기와 사진을 이미 많이 본터라, 내가 더 느낄 감동이 있을까 싶었지만. 생각보다 내부 규모가 크지 않아 놀랐고, 채광이 너무 잘돼 놀랐다.


채광이 잘되다보니 스테인드 글라스로 반짝이는 빛들이 마구 들어오는데 파이프오르간에 그 빛이 비추니 절경이었다.


가우디가 의도한 것도, 사람들이 알아채는 것도 모두 이 성당의 기둥들이 꼭 나무같아, 성당 내부가 울창한 숲같다 했다. 사실 나는 나무보다, 사람 뼈다구가 먼저 생각났다. 음. 다시봐도 사람 뼈같아.


넘실거리는 스테인드 글라스 빛.


보면 알겠지만 저 가운데 커다란 창문에서 빛이 뙇 들어와 성당 내부가 환하다.


파사드에 조각된 성경 구절들.


좀 더 걸어서 간 사그라다 파밀리아로부터 대각선에 놓인 상 파우 병원. 뭐라더라.. 병원같지 않은 오래된 이슬람 양식의 어쩌고 병원이라던가 뭐시기라던가. 안에 들어갈 수가 없어서 겉만 구경하다 나왔다.


버스를 타고 올라간 구엘 공원. 공원은 규모가 꽤 컸는데, 사실 기대한거에 비해 그저그랬다. 심지어 공원이 유료로 바뀌어 대기도 해야하고! 쳇!


공원 벤치들을 보며 가우디는 참 주관이 뚜렷하구나 싶었다.


공원에 현장학습 나온 스페인 초딩들. 나도 어렸을 때 사이클경기장 자주 가서 뭐 그리고 쓰고 그랬거늘.


가우디의 작품 카사 비센스. 내부에는 사람들이 거주중이라 못들어간단다. 내가 사는 집이 가우디가 지은 집이라니, 상상이 안된다.


그라시아 거리. 더운나라 거리 느낌이 물씬 나는데 옆에 호커센터만 있으면 싱가폴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았다.


카사 바트요. 바르셀로나에서 봤던 것 중 탑3 안에 들어갈 것 같다. 외부는 그냥 가우디스럽게 생겨서 별 기대 안했건만 내부가 정말 좋았다!


ground floor 에서 1층으로 올라오는 계단. 방에 직선이 단 하나도 없다. 천장과 창문마저도!


집무실의 천장 램프.


이 작은 건물도 역시나 ㅁ자 형태인데, 그 내부 ㅁ이 정말 화려하면서도 소박하니 예쁘다. 특히나 타일로 기하학모양을 만들어낸 솜씨란!


내부 ㅁ자에 있는 창문 크기도, 층별로 다르다한다. 고층일수록 태양광이 더 많이 들어오니 창문 크기를 더 작게하고 층이 낮아질 수록 채광을 위해 창문 크기를 키웠다 한다.


집안 어디에서도 직선을 찾을 수가 없는데 그렇다해도 공간의 효율성을 위해 곳곳이 수납 가능하게 설계되었다.


옥상의 굴뚝. 오디오가이드가 말해주길 이마저도 어떻게 하면 이쁠까 가우디가 고민 많이했다한다.


흘러내릴 것만 같은 지붕.



카탈루니아 광장.


스페인 음식은 회사 점심에 가끔 나와 먹어봤는데 현지에서 먹은 음식들도 회사에서 먹는것과 별반 다르진 않았다. 그래도 저 샹그리아는 쓰지 않은것이 정말 맛있게 먹었다. 샹그리아도 무슨 생맥주처럼 따라서 만들던데 신기했다.


또 다른 가우디의 작품 카탈루니아 음악당. 내부에 출입을 금해놨던데… 저녁에 공연이나 볼까하고 여행가기전 미리 알아봤는데, 이미 괜찮은 표는 이미 다 나간상태라 포기했다.


바르셀로나 대성당.


레이알 광장에 놓인 가우디가 만들었다는 가로등.


람블라스 거리.


구엘저택.


포트 벨. 아, 지중해구나~


오랜만에 바다봐서 좋았다. 사람은 바다를 보면서 살아야돼…



다시 육지로 돌아와 푸니쿨라를 타고 몬주익 지구로 올라갔다.


몬주익 지구에서 바라보는 바르셀로나 해변. MAERSK 컨테이너선에 하역이 한창이던데. 어디서 만든건가.


지중해를 배경으로.


몬주익 지구에서 바르셀로나 시내 전경을 봤다. 뭐 특별하지는 않았다. 가본 곳들이 불쑥불쑥 솟아 있었다. 어디서 듣기론 카탈루니아기의 저 색조합이, 예전에 어떤 왕이 전쟁에서 죽을 때 적장의 황금갑옷에 피묻은 손가락 네개로 죽 그은 것이 전해져 저렇게 된거라던데 사실인지는 미지수.


몬주익 지구 중턱에 있는 호안 미로 미술관. 혹시나 내 추상화 선호도에 변화가 있을까 싶었지만 역시나.. 그 옛날에 원시인들이 벽에 그려놓은 낙서와 무엇이 다른걸까 한참을 고민하며 봐도 여전히 의문이다.


몬주익 지구 중턱의 바르셀로나 올림픽 경기장 앞 황영조 선수의 조각.


이거보니까 경기도랑 자매도시를 맺은건지 여튼 반가웠다.


몬주익 지구를 내려와서 본 카탈루니아 미술관. 밤에 분수와 보니까 이쁘구나.


시간을 맞춰 내려왔더니 분수쇼가 딱 시작하고 있었다. 일주일에 두세번씩 꼬박꼬박, 도시가 운영하는 서비스 치고는 괜찮았다. 하긴 본인들이 관광으로 버는 돈이 얼마인데! 이정도는 해줘야지. 사실 절대적으로 보면, 분수쇼 자체는 그저 그랬다. 그냥 마카오 어느 호텔 마당에서 하고 있을 것 같은 정도.



바르셀로나에서 몇년동안 살며 일했던 회사 동료한테 바르셀로나 맥주 중 괜찮은 것 좀 추천해달랬더니 말해준 모리츠. 꼭 먹으라길래 꼭 먹어봤는데 그저 그랬다. 이 밖에도 산미구엘, estrella damm, voll damm, mahau 등 여러가지 마셔봤지만, 사실 스페인 맥주의 특별함을 못느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