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딘버러 / Edinburgh

크리스마스 시즌에 어디를 놀러가고 싶긴 한데, 어디를 가야할까. 세달 전부터 고민이 막심했다. 일주일이 넘는 여행이라는 기회가 자주 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마침 영화 언니와 데이빗이, 크리스마스 때 치체스터에 있는 본가에 가신다하시며 별 계획이 없다면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도 좋다 하셨다. 이런 영광이! 냉큼 영국 여행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유럽에 온 처음부터 가고싶었으나, 비행기표 스케줄이 마땅치가 않아 엄두를 못내던 에딘버러를 첫 여행지로 삼았다.

에딘버러는 관광지로써는 꽤 아주 많이 괜찮은 도시다. 영화에 나온 그대로의 모습이었으며, 상상보다도 더 괜찮았다. 단, 여기에 살으라면 못 살것 같다. 너무 hilly 해 T.T

여튼 한번 더 방문해도 좋을만한 예쁘장한 곳이었다.



부다페스트에서 낮 비행기로 출발해, 에딘버러에 도착하니 이미 해가 져 있었다. 처음 본 hilly 한 야경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스코틀랜드의 전통 음식이라는 하기스(Haggis)를 먹으러 유명하다는 펍에 들어갔다. 하기스는 오 생각보다 입에 너무 잘 맞아서 놀랐다. 하기스는 양고기의 부속물을 으깨 만든 음식이다.


이미 시간이 늦어 관광지 입장은 모두 끝나버렸다. 에딘버러 지리도 익힐겸 다운타운을 좀 돌아다녔다. 쇼핑가에서 옷을 좀 사고. 그 뒤에 다시 구시가로 돌아와 아무 생각 없이 걸어다녔는데, 그냥 돌길을 걷는 느낌이 꽤나 좋았다.


특히나 에딘버러 캐슬부터 쭉 이어진 돌길은 로얄마일이라 불리는 1마일 정도의 구시가의 중심길이다.


로얄마일에 위치한 세인트 자일스 성당.


에딘버러 역을 중심으로 위쪽은 신시가, 아래쪽은 구시가인데 구시가지는 눈에 확연히 띌 정도로 신시가에 비해 높은 지대에 위치해있다. 특히나 구시가의 골목골목은 마치 내가 과거에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을 들게하는 꽤나 낭만적인 면이 있었다.


에딘버러 대학 구 건물도 들려봤다. 뭐.. 별건 없었다.


맥주! 스코틀랜드든 잉글랜드든, 영국에서 마신 맥주의 대부분 밍밍하니 특별한 맛이 없었다. 글쎄.. 왜일까?


다음날 아침 일찍 나와 현지인들에게 유명하다는 가게로 갔다. 역시나 아침부터 줄이 후덜덜 암튼 맛있고 든든하게 먹었다.


다시 구시가로 돌아와 에딘버러 캐슬을 구경하기로 했다. 구시가에서 바라본 신 시가의 모습.


에딘버러 성. 에딘버러 어디서든 다 보인다던데, 나중에 가선 이 사실이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었다.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Arthur’s Seat 에 오르다가 태풍을 맞았는데 정신없이 내려오다가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 그 때 고개를 들어 에딘버러 성을 찾은 뒤 성을 따라 다시 돌아왔다는 후문..


캐슬에서 바라본 에딘버러의 전경. 사실 에딘버러는 바다를 끼고 있음에도, 해안도시라는 느낌이 안들어 굉장히 신기했다.


에딘버러 성 내부를 관람하면서도 꽤나 흥미로웠는데 여왕이 살던 내부가 너무나도 좁고, 단촐하고 심플했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베르사유나 쇤부르 궁전과 비교하면 여왕이 맞나 싶을 정도로!


성 옆에 있는 타탄 팩토리에도 들렀다. 뭐 살껀 아니었지만.


그리고! 스카치 위스키 박물관에도 들렀는데 다른 박물관과는 재밌는 시음 행사가 있었다ㅎㅎ 스카치 위스키가 지역에 따라 크게는 4가지 작게는 5가지로 나뉜다던데 그 향을 맡아보고 원하는 위스키 표시에 잔을 놓으면 가이드가 그 잔에 그 위스키를 따라주었다. 난 바닐라 향이 난다는 하이랜드 위스키를 선택. 맛은 뭐… 위스키 맛이었다.


위스키 박물관에서 정말 눈이 휘둥그레진건 한 개인의 스카치 위스키 컬렉션 룸이었다. 벽면 빼곡히 개봉되지 않은 위스키들이 가득!



자 위스키 박물관을 나와 스코틀랜드 국립 미술관으로 향했다. 램브란트 자화상이 있다 하길래!


스코틀랜드 국립 미술관에서 가장 맘에든 그림. 스케이트 타는 표정이 어찌나 새초롬하던지!


신시가에서 높은지대의 구시가를 찍은 것.


자 이제 해가 질 무렵이 되었다. 칼튼 힐에서 바라보는 석양이 아름답다길래 시간을 맞춰 칼튼힐에 올랐다. 헉 그런데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한다. 여튼 미완성의 거대한 건축물이 에딘버러를 내려다 보고 있다.


칼튼힐에서 에딘버러를 내려보다 보니 문득 저 건너편의 Arthur’s seat 에 오르면 에딘버러의 전경이 더 멋있을 것만 같았다. 영화 원데이에서 주인공이 느꼈던 감정도 궁금하고. 해서 오르기 시작하는데 아뿔싸. 폭풍우가 불기 시작한다. 사진엔 잘 안 나와 있지만… 오르는 길의 경사가 심할뿐더러 낭떠러지를 간신히 걷는 것이라 더이상의 등산이 불가능했다. 흑흑 정상의 갈대밭에 꼭 한번 가보고 싶었건만.


에딘버러에서 먹었던 것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면 바로 이 회덮밥! 에딘버러의 한식집이 맛있다길래 가봤더니, 뭐 그저 그랬다. 그래도 얼마만에 회덮밥인지. 감개가 무량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