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포츠담

독일을 어떻게 시작해야할 지 참 막막했다. 뭐 어찌되었건 베를린에 다녀왔다. 첫 느낌은 굉장히 좋았는데 막상 돌아오고 나니까 그저 그렇다. 베를린은 정말 도시더라~ 오랜만에 큰 도시 보니까 좋았다. 그리고 또.. 생각보다 물가가 저렴해서 놀랐다. 그래도 헝가리보단 비싸지만!

원래는 이틀 모두 베를린에 있으려했지만, 도착한 저녁과 다음날 종일보니 보고싶은건 대강 다 본듯하여 돌아오는 날 오전엔 포츠담에 다녀왔다. 포츠담은 왜이렇게 집들이 큼직큼직하던지, 평화롭고 좋았다. 다음 독일은, 어디가 될지 궁금하다.

p.s. 재밌었던 일화 중 하나. 독일에 가기 전에 인터넷에서, 독일 사람들은 대부분 검은색 겨울옷을 입고다니니 튀는 색의 옷을 입고가지 마세요. 라는 글을 봤었다. 한참전에 본 글이라 까먹고서 남색옷에 빨간 목도리, 파란 모자를 쓰고갔는데 아뿔싸 정말 공항에서부터 여행 돌아오는 날까지 90%의 사람들이 검은 외투를 입고있어서 놀랐다.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건가?



티비타워 근처에 숙소가 있어서 티비타워는 맘껏 봤다. 단지 올라가지 않았을뿐(ㅋㅋ) 이미 비행기타고 내려오면서 다 봐서 굳이 안 올라가도…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곳곳에 마켓들이 섰다. 맛난 길거리 음식도 많고 뮬와인도 많고.


다음날은 서베를린으로 넘어왔다. 통일이 된지 오래였지만, 괜히 의식해서인지 동독과 서독의 느낌이 확연히 달라 놀랐다. 여튼 폭격으로 파괴된 모습 그대로인 카이저 빌헬름 교회.


파괴된 교회 옆에 새롭게 지은 교회 내부. 팔각형 구조에 사방이 파란 글라스로 반짝여서 흠칫 놀랐다.


뭐 이곳저곳, 쿠담거리도 걸어보고 그러다가 베를린공대에 가봤다. 지금은 별 생각이 없어졌지만 처음 도착했을 때는, 우와소리가 절로나오며 이런 도시에 있는 공대라면, 한번쯤 다녀보고싶다는 생각까지 했다.


발길을 돌려 전승기념탑으로 향했다. 베를린 시내에는 겁내 커다란 티어가르텐이란 숲과같은 공원이 있는데 그 가운데 놓인 탑이 전승기념탑이란다. 나도 아직 그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봐야지..


티어가르텐을 가로질러 브란덴부르크 문에 갔다. 문을 등지고 찍은 티어가르텐과 전승기념탑.


브란덴부르크문. 옛날엔 서독과 동독의 분단선에 놓여있어 쉽게 오가지 못했단다.


다시 방향을 거슬러 포츠담광장에 갔다. 포츠담 광장에 간 이유는 소니센터에 방문해보고싶어서다. 퐁피두 센터를 지었다는 그 건축가의 작품인데 글쎄, 생각보다 대단하지 않아보여서 놀랐다.


소니센터 옆에 베를린 필하모니 음악당. 베를린필의 공연을 보고싶었으나 티켓가격이 넘 비싸서리 흑흑. 이 공연장은 일반적인 공연장의 형태가 아니라 무대가 중앙에 있고 360 사방에 좌석이 있도록 설계되어 있단던데 넘 아쉽다. 그 공연 보지 못해서 윽!


자. 베를린에서 가장 기대했던 체크포인트 찰리. 이중간첩에서 임병호가 목숨을 걸고 뛰던 그 긴박함은 온데간데 없더라.


베를린장벽이 온전하게 남아있는 곳들이 4군데인가 있다던데 그 중 한 곳인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는 1.3km의 벽을 벽화로 가득 채워놨다.


아마도 이 형제의 키스는 희대의 작품이 아닐까싶다. 벽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그 중 하나는 기념품에 대한 것이다. 독일 곳곳에서 장벽의 조각들을 팔고 있던데 나중에 우리나라도 휴전선 조각들을 고가에 팔고 있으려나? 그렇다면 나도 좀 미리 주으러 가고..


어둑해질 무렵 박물관섬으로 이동했다. 박물관 섬에서 보고싶던 박물관을 딱 하나인데 바로 페르가몬 박물관이다.


정말로 전시해놓은 것들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이 페르가몬 제단을 그냥 뜯어다가 통채로 갖다놨다. 더 놀라웠던건 이게 제단의 일부일 뿐이란다. 대체 얼마나 컸던 제단인겐지!


바빌론에 있었다던 이슈타르 문도 그냥 통째로 가져다 놨다.


박물관을 나와서 보게되는 베를린 대성당. 때마침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해서 운치 있고 좋았다. 특히 이 성당이 좋았던 것은, 다른 여타 관광지의 성당과 조명을 판이하게 썼다는 것이다. 이렇게 은은한 조명을 비춰놓은 성당을 보지를 못했건만!


곳곳에 들어선 장터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따뜻한 뮬 와인 한잔!


알렉산더 광장의 만국 시계. 1부터 24까지 적힌 통이 돌아가고 그 아래에는 해당되는 나라들이 쭉 적혀있다.


베를린에 겁내 큰 아시아마트가 있다길래 가봤다. 한국사람이 운영한다던데 그래서 그런지, 다른데선 못보던 것들이 꽤 있었다. 이것저것 필요한것들을 쫌 샀다. 그리고 가격들이 왕창 비싸진 않던데 베를린에서 살만 하겠구나 싶었다.


자 다음날. 아침 일찍 포츠담으로 향했다.


근심이 없다는 뜻의 상수시 공원은 아 뭐랄까. 베르사유 궁과 거의 흡사했다. 뭐랄까, 베르사유 공원의 동네 공원화된 모습이랄까?


그 다음으로 간 곳은 체칠리엔호프 궁전. 나무로 지어진 궁전이라는게 꽤나 재밌었다. 특히나 이곳은 포츠담회담이 열렸던 바로 그 장소이다.


아까 상수시공원과는 다르게 바다를 끼고있어 뭐랄까.. 겨울 눈이 곳곳에 있고 나무가 앙상한데도 운치가 있었다. 아주 즐거운 산책이었다.


저곳이 바로 트루먼, 스탈린, 그리고 처칠이 모여 쿵짝쿵짝 결판을 내려버린 장소란다.


독일을 가기 전에 독일맥주에 대해 굉장히 기대하고 있었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맛이 없어서. 내가 뮌헨이 아닌 베를린에 가서 그런걸까? 가는 곳마다 이것저것 다양한 브랜드를 마셨는데 영…


벡스 골드는 처음봐서 공항가는 길에 마셔봤건만 이것도 영…


폴란드 골롱카를 생각하며 시킨 독일 전통요리 학세도 영…


오히려 독일 전역에서 붐이 일었다던, 길거리 음식인 커리부스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소시지를 뎅강뎅강 잘라서 카레 가루를 좀 뿌리고 케찹을 왕창 부어논 것인데 첨엔 아 이 싸구려맛, 싶다가도 중독될 것만 같은 맛이다. 헝가리에서 요즘 소세지에 질려가고 있었는데 독일 소세지.. 정말 맛있었다. 특히 시장에서 파는 그냥 긴 일반 소세지.. 너무 맛있었다..


독일에 한인 식당이 몇개 있다길래 아 그런가보다 넘기려다가 짬뽕을 파는 곳이 있다길래 냉큼 갔다. 이 짬뽕은 한국의 그 짬뽕은 아니지만, 그래도 짬뽕이었다. 그냥, 요즘 짬뽕이 그리웠는데 먹고나니 내가 그리웠던건 MSG 였나보다 하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