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베로나

밀라노에 다녀왔다. 가기 전에, 밀라노에 6개월간 살았던 수민이에게 정보도 얻어갔다. 사람이 많이 사는 도시일뿐, 관광지로는 부족한 감이 있었다. 사진도 별로 못찍었는데, 쇼핑의 도시 답게 옷구경 장난감구경은 실컷했다.

가기 전에 밀라노에서 하고싶은 것은 딱 2가지였는데, 하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보는것과 AC밀란의 경기를 보는거였다. 3달전부터 예약해야하는 최후의 만찬은, 표가 없어 보지 못했다. 대신 저녁에 주세페 경기장에서 AC밀란의 세리에 리그 매치는 볼 수 있었다.

일요일에는 기차를타고 베로나에 다녀왔다. 친퀘테레에 갈까도 싶었지만, 피렌체갈 때 다녀오기로하고 남겨두었다. 베로나는 꽤 오래전부터 가고싶었었다. 뮤지컬 Romeo and Juliet 의 넘버중 Verone을 들을때마다 도대체 어떤 도시길래! 하는 생각을 감출 수가 없었다.

베로나는, 하루 묵고싶을 정도로 꽤 괜찮은 도시였다. 유적도시인데 굉장한 세련미를 갖고있는, 묘한 느낌의 골목을 갖고있다. 그리고 그 어느도시보다 예쁘고 아담한 레스토랑들이 골목골목 가득했다.



최후의 만찬이 있는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 보존을 위해, 한 번 입장시 소수의 인원으로 15분씩 입장이 가능한데 표는 이미 두달 전 매진. 혹시라도 취소표가 있을까 들렀지만, 역시나 매진.


바로 발길을 돌려 주세페 메이차 축구 경기장으로 향했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예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행히 표가 남아있었다! 얏호! 유럽에 와서 꼭 전용구장에서의 경기를 보고싶었는데, 그게 세리에 리그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다시 시내로 향했다. 밀라노 곳곳에 아기자기한 토이샵이 많았는데 아니 내가 찾던 오르골 플레이어가 있는게 아닌가! 사실 오타루에서 팔던 나무로 된 그 플레이어를 사고싶었지만. 여튼.. 이젠 내가 직접 악보를 만들어 오르골 연주를 할 수 있게되었다.


밀라노의 두오모.


사진으로 봤을 땐 그저그랬는데, 직접 보니 정말 깜짝 놀랐다. 너무 크고 예뻐서 놀랐다. 더 놀란건, 외관만 예뻐서(ㅋㅋ). 큰 공간의 내부와, 지하의 순교자의 미라를 제외하고선 별 감흥이 없었다.


두오모 바로 옆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갈레리아. 아케이드형 쇼핑센터인데, 뭐랄까. 갠적으론 브뤼셀의 갈레리아가 더 좋다.


수민이가 가보라던 라뒤레에 갔다. 프랑스 파리가 본점이라는데, 파리에 갔을 땐 몰랐네. 여튼 마카롱이 거기서 거기겠지 생각했는데 헉. 진짜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여태까지 내가 먹던건 문방구 마카롱이었나보다… 물론 맛있는만큼 가격도 후덜덜하다. 마카롱 하나에 1.85 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2600원정도.


발길을 돌려 스포르체스코성에 갔다. 성자체는 그럭저럭이었는데, 성 뒤에 안뜰에서 저 멀리 바라보이는 개선문이 꽤 인상적이었다. 개선문까지의 길이 마치 샹젤리제 거리처럼보이는데 마치 파리에 온듯한 착각이 들었다.


저녁이 되고선 명품 브랜드들의 본점이 즐비한 몬테 나폴레오네, 델라 스피가, 산탄드레아 거리로 향했다. 오마이갓. 폴스미스도 있어서 들어갔더니만, 파우치는 없더라. 다른 샵들보다도 티파니에 사람들이 정말 가득하던데, 다들 각자의 이야기로 샵에 들어갔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치며 잠시 감성에 좀 젖었다.(ㅋㅋㅋ)


자 이제! 경기시간이 다 되어가기에 스터디움으로 향했다. 자리는 AC밀란 홈 응원석이었다. 열기를 느끼고자 일부러 정했는데 아… 사람들이 앉아서 응원을 하질 않는다.. 보는내내 서서봤다. 전용구장이 정말 크길래, 설마 이게 다 차겠어? 싶었는데 정말 다 차서 놀랐다. 어우.. 사람들이 다들 축구에 미쳐있었다. 이날 경기는 피오렌티나와의 경기였는데, 2:0으로 AC밀란이 졌다.


응원이 정말 맛깔나던데, 이렇게 많은 레파토리로 응원을 하다니 놀랐다. 심지어는 다같이 뒤돌아서 어깨동무하고 왔다갔다 장난도 아니었다.


다음날 일찍일어났어야 했으나, 늦잠을 잤다. 그래도 마음먹었던대로 기차를 타고 베로나로 향했다.


베로나 한 가운데 위치한 아레나. 예전엔 콜롯세움처럼 전투가 열렸다지만, 지금은 오페라 공연이 열린단다. 아.. 여기서 투란도트같은 거 보면 정말 멋지겠더라.


외관은 굉장히 큰데, 내부 그라운드는 생각보다 좁아서 놀랐다. 그만큼 좌석이 차지하는 면적이 큰거겠지.


아레나 바로 옆의 마치니 거리를 걸었다. 이곳도 쇼핑거리인데, 어머 디즈니 공식 샵이 있었다. 들어갔지만 안타깝게도 맘에 드는게 없어서 그만..


사람들이 겁내 많던 줄리엣의 집. 실제 집은 아니지만, 관광객도 관광객이 남기고 간 흔적도 정말 많았다.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 촬영지이기도 한데, 아.. 도대체 여기서 어떻게 찍은걸까. 영화 미술팀에게 찬사를…


자물쇠와 낙서는 물론이거니와, 껌 무더기가 한가득.. 이 커플들 다 잘 만나고 있으려나.


줄리엣의 집 마당에는 줄리엣의 동상이 서있는데 줄리엣의 왼쪽 가슴을 만지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전설이 있단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다들 줄서서 기다리고있다.


에르베, 시뇨리 광장으로 갔다. 길거리에 장이 크게 섰는데, 맥주를 팔고있었다. 목이 타던 참에 잘 됐다 싶어 한 잔. 이 가게가 신기한건 땅콩을 그냥 내놓고 안주삼아 먹게해놨다. 길거리 맥주집에 이런 경우는 처음.


좀더 안쪽으로 들어가 아디제 강변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강 너머의 언덕에 위치한 로마 극장도 가고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고, 다리도 슬슬 아파와 눈으로만 감상했다. 아 그래도 아쉽다. 올라갔음 베로나 전경도 보고 좋았을텐데.


강변을따라 한참을 걸어 베키오 성에 도착했다. 베키오 성 내에 강 너머로 넘어가는 다리가 있는데 성 자체는 그저 그랬으나, 이 거대한 벽돌 다리가 꽤나 예뻤다.


다리가 높다보니 중간중간에 돌계단을 놓아 교각 위쪽으로 올라갈 수 있게 해놓았다.


시간 여유가 있어 다시 에르베, 시뇨리 광장으로 넘어왔다. 집에 갈라니까 날씨가 개네! 에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