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텐드레/ Szentendre

10월 23일 오늘은 헝가리 국경일이었다. 지난번 점심시간에 동료에게, 공휴일인건 좋은데 왜 쉬냐 물으니 헝가리의 공휴일 중 단 하나, 성인의 생일을 빼고선 모두 슬픈날이니 그냥 슬퍼해주면 되는 공휴일이랬다. 그냥 슬퍼할까하다가 검색을 해보니 오늘은 뭐 독립기념일? 그런 느낌의 날이구나.

여튼, 집에서 영화나 보며 뒹굴뒹굴 지낼까 하다가 지난번 늦잠을 자 가지 못했던 부다페스트로부터 1시간정도 북쪽으로 떨어져 다뉴브강가에 위치한 센텐드레에 다녀왔다.

오부다의 느낌과 흡사하지만 더 아기자기했고 기념품들이 부다페스트 그 어느 곳들보다 예뻐서 놀랐다. 가이드북에 나온대로 박물관이나 미술관도 많아 눈요기하기에 제법이었다. 공휴일이라 그런지 관광객이 넘쳐 흘렀는데, 오히려 생기가 넘쳐서 좋았다. 사람이 없었다면 우울했을 것 같은 분위기..

자, 이제 북쪽 도시는 에스테르곰하고 비셰그라드만 남았다!



소풍느낌 내려고 아침부터 김밥을 말았다. 사실 미리 검색해보니 센텐드레 레스토랑들이 가격도 싸고 맛도 있어뵈 가서 사먹을까 고민을 무지하게 했지만, 그래도 역시 소풍엔 김밥이야!


센텐드레로 가는 Suburban railway HEV 에서. 다뉴브강을 거슬러 가면서 들판도 보고, 시골도 구경하고.


드디어 센텐드레역에 도착! 으억 도착해보니 역부터 사람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도시락을 들고다니기가 번거로워 자리를 물색하던 중 그래, 강둑에 앉아 강을 바라보며 먹기로 결정!


짜잔! 무려 치즈김치파프리카 김밥이다. 맛있게 냠냠 잘 먹었다.


자 이제 본격 중심가를 걸어보기로 했다. 정말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많아서 흠칫 놀랐다.


특히 크리스마스샵은 심장이 벌컹벌컹했다. 오르골도 사고싶고, 스노우볼도 사고싶고, 특히 이 트리장식들이 무려 1500원밖에 안해서 아 살까 말까 너무 고민하다가 그냥 나왔다. 왠지.. 집에 트리도 없는데 덩그러니 볼만 걸어두면 더 쓸쓸할 것만 같아… 여튼 유럽돌아다니면서 이 볼들 정말 비싸서 혀를 내두르는데 헝가리 물가 왜이러지


센텐드레의 파노라마를 볼 수 있다는 언덕부에 올랐건만 집들이 빽빽해서 지붕 파노라마를 실컷 구경했다.


가을이야~ 가을~



센텐드레에 읽었을 때 장인들의 어쩌고 저쩌고를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정말 예쁜 수공예샵들이 많았다. 이 접시 가게엔 정말 예쁜 그릇도 많았거니와 그 가격들이 정말 저렴해서 더 놀랐다. 내가 사고싶던 긴 네모 스시 그릇이 없어서 흑흑했지만.


교회 앞 휴식 중인 동네 주민 아주머니.


가을이야~ 가을~


뭔가를 사고싶은 강한 욕구들이 밀려왔는데, 고르고 골라 이 것으로 결정! 용수철이 달려있는 모빌인데, 밑으로 잡아당기면 축이돌면서 빙그르르 이쁘게 날개가 돈다.


공휴일인데도 꽤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이 문을 열고있었다. 이 미술관은 루인펍처럼 폐허의 건물을 미술관으로 쓰고 있었다. 작품들은 대부분 1, 2년밖에 안 된 것들이었으나 정말 신선했다.


가령 이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쇄된 일반 문서에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찍찍 그어서 만든 작품!


발걸음을 돌려 강가를 좀 걸었다. 돌아다니다 단풍나무 씨았을 보았는데, 문득 울컥했다. 고등학교때 우린 왜이렇게 실험을 못했을까. 여튼, 단풍나무 씨앗을 뒤로한 채 해가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