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2013.09.19 - 2013.09.22 에 아일랜드에 다녀왔다. 더블린 공항에 도착해서 바로 골웨이로 넘어가 하루 머물렀고, 다음날 일찍 서둘러 둘린으로 넘어가 하루 묵으며 모허절벽에 다녀왔다. 그리고 다음날 더블린으로 다시 돌아와 출국 전까지 있었다.

유럽에서 가장 가보고싶던 나라인 아일랜드는 생각만큼 좋았다. 단, 기대가 너무 높아서 딱 그 기대치인게 문제였지만.

아일랜드에 가서 하고싶은 것은 딱 3가지. 1. 아이리쉬 펍에서 기네스 생맥 마시기. 2. 모허절벽서 비빔면 먹기 3. 아이리쉬 커피마시기

사실 두 번째, 모허절벽에서 비빔면 먹기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떠나기 전날 짐을 싸면서, 왠지 모허절벽에서 먹는 비빔면은 너무나도 맛있을 것만 같아 리스트에 넣었다. 그리고 3가지 모두 하고 돌아왔다.

아일랜드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은 도시마다 판이한데, 시골인 둘린이나 골웨이는 전반적으로 침울한 느낌이 있었다. 물론 싫고 거부하고싶은 침울함이 아니라 단지 무거운 공기가 깔린 나를 경건하게 만드는 침울함이었다. 나는 관광객이라 그런지 꽤 좋았는데, 현지 사람들은 그닥 반겨하지 않는 듯 했다. 수도인 더블린은 도시가 너무나도 젊고 활기찼다. 좋은 도시인데, 그 젊은 느낌이 괜시리 반감을 들게했다. 개인적으로는 둘린과 골웨이에서 지낸 시간이 더 즐거웠다.



더블린 공항에 도착. 오랜만에 큰 공항에 가니 기분이 묘했다. 거기다가 굉장히 더 오랜만에 입국심사를 받으니 뭐랄까.. 좋았다. 여권에 도장찍히는 느낌이란 항상 좋다. 여튼 바로 버스를 타고 3시간을 달려 서쪽 해안의 골웨이로 이동했다.


골웨이엔 평일 낮시간부터 거리의 예술가들이..


더블린보다 골웨이의 거리느낌이 참 좋았다. 한산하니.


유럽에서 먹은 fish & chips 중 가장 맛있었던 fish. chips 는 아무래도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길거리 감자튀김이 가장 맛있는 듯. Mc Donagh’s 라는 유명하면서 저렴 집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바다를 보니 정말 너무 좋았다. 그리고 이 바다는 처음 접한 대서양이다!


골웨이의 관광지는 매우 작지만, 도시 자체는 꽤 컸다. 시간이 남아돌아서 관광지가 아닌 주거지역까지 걸어 돌아다녔다. 그 와중에 만난 바닷가 앞에 정말 거대한 공원. 아마 유럽에서 만난 공원 중 가장 큰 공원인듯. 더 신기한건 공원에 아무것도 없이 정말 바다앞에 끝없이 펼쳐진 넓은 잔디밭뿐인 공원이라는 것.


공원이 너무 넓다보니 저 뒤로 바다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 바닷바람이 여기가 바닷가라는 걸 가끔씩 상기시켜줬다.


바닷가라 그런지 바람이 어우 장난 아니다. 심지어 바람에 파도가 실려 얼굴에 물벼락 맞기 일쑤였다..


걷다가 지쳐서 펍겸 카페에 들어가 아이리쉬 커피를 시켰다. 한국에서도 아이리쉬커피 나름 많이 마셔봤는데, 대체적으로 한국의 아이리쉬 커피는 굉장히굉장히 옅은거였다. 위스키가 비싸서 아끼느라 그랬던걸까? 여튼 여기의 아이리쉬 커피는 커피맛보다도 위스키맛이 더 진했다.


도시 곳곳에 맥주통들로 꾸며놨는데 아기자기하니 이쁘더라.


다시 한참을 정말 한참을 걸어 해가 질 무렵 골웨이 시내로 돌아왔다. 골웨이 시내의 한 펍에서 기네스 생맥을 시켰다. 한국에서 맛보는 기네스 생맥보다 훨씬 부드러웠고, 덜 썼다.


아일랜드에 가서 마셔볼 맥주는 기네스밖에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생각보다 우리가 마셔보거나 언뜻 들어본 맥주들이 아이리쉬 비어여서 놀랐다. 가령 이 smithwicks도!


다음날, 2시간정도 버스를 타고 둘린으로 이동했다. 둘린으로 향하는 길이 산도 넘고 들판도 넘고 바닷가도 달리는 꽤 아름다운 경로였다. 그 중 들판의 방목되는 젖소들. 유럽의 다른 나라들보다 방목하는 동물의 수와 종류가 더 방대해보였다.


둘린의 숙소에 짐을 풀고, 본격 모허절벽에 갈 준비를 했다. 일단 비빔면부터 끓여 담고.


둘린에서 모허절벽까지는 걸어서 1시간 반~2시간 정도 걸린다. 가는 길에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다보니 한 3시간 걸은 것 같다. 둘린의 집마다 걸려있는 깃발. 아마 지역기 겠지?


아일랜드의 건축은 죄다 돌이다. 그것도 무지 큰 돌. 벽돌 건물도, 일부만 벽돌이지 주 재료는 돌이었다. 이렇게 바람이 심하게 부는데, 돌이 아니면 어땠을런지 상상이되지 않았다.


하이킹 길에는 기네스, 카주와 함께! 카주를 신나게 불었는데 가는 길에 만나는 모든 소와 말들이 나를 응시해 다시 주머니에 슬그머니 넣어야 했다.


사람들이 왜 이 하이킹 코스가 제주도의 올레길 같다 하는지 알 것 같았지만 제주도 올레길엔 기네스도 없을 뿐더러, 사람이 너무 많기에. 걷는 내내 나 혼자여서 불안하기까지했다. 길 잘못들었나 하고.


3시간을 걸어 드디어 모허절벽에 도착했다. 감격이었다. 높이 200미터의 저 절벽들을 다 가보고싶었지만 도저히 힘들어서 앞에서부터 세번째까지만 걸어갔다왔다.


절벽 가장자리로 걷지 말고 안쪽으로 걷도록 유도하게끔 모든 절벽위에는 돌로된 바리케이드(?)가 쳐져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돌을 넘어 가장자리로 걷지. 나또한…


인터넷에서 본 정말 낭떠러지의 코앞에서 찍는 무모한 짓따위는 하지 않았다. 정말 바람이라도 불거나 휘청이면 떨어지겠더라.. 지층도 확인해봤는데 진흙과 모래라 손으로도 부서지고 있었다.


높이가 궁금해서 돌을 던져봤는데 바다에 떨어지기까지 약 7초정도가 걸렸다. 9.8(m/s^2) / 2 * 7(s)^2 = 240.1 미터 인데 내가 던질때 자유낙하시키지 않았으며 공기저항도 있기에 아마도 수면위로부터 200미터 위로 솟아있는 것이 확실해보였다.


비빔면 말고, 모허절벽서 또 뭘 먹으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초코 다이제를 사갔다. 꿀맛이었다.


리스트에는 들어가있지 않지만 모허절벽서 하고싶던 것중 또 하나는 손톱깎기였다. 뭐 별 의미가 있는건 아니고 딱 이 시기가 손톱깎을 시기인데, 안깎으면 신경이 쓰여 아무것도 못할거기에 그냥 집에서 손톱깎기를 챙겨갔었다.


모허절벽서 둘린으로 돌아올 때는 도저히 힘들어서 걸어오지 못하고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해가질 무렵에 숙소 바로 건너편 펍에 갔다. 나중에 더블린에서 간 아이리쉬 펍보다도, 훨씬 더 즐겁고 흥미로웠다. 아이리쉬 음악과 맥주에 취해 사람들이 춤추고 소리지르고 같이 노래하는게 꽤 즐겁게 보였다. 아! 그리고 여기서 마셨던 오하라 생맥은 정말 너무 맛있었다. 나중에 그 맛이 그리워서 오하라 병맥도 사서 마셔봤는데, 그 맛이 아니났다.


숙소 일층에 벽난로가 있어서 나무를 때고 있었다. 옆에 흔들의자에 앉아 영화 한 편 보고 들어가서 잤다.


다음날 골웨이로 떠나는 첫 차가 점심 이후에나 있어서 둘린 관광을 좀 하기로 했다. 그런데 시내가 너무 작아서 금방 구경이 끝나버렸다. 발길을 돌려 다시 절벽의 하이킹 코스를 구경가기로 했다. 바람에 빗방울이 섞인 아주 가관인 날씨였다.


사실 지금까지는 파도에 대한 별 두려움 없이 살아왔다. 뭐 큰 파도 만나서 휩쓸려도 정신만 차리면 살겠거니 생각해왔는데 비바람치는 절벽에 내리 꽂히는 파도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했다. 걷다가 넋놓고 구경했다. 쓸리면, 죽겠구나 싶었다.


지나가는 현지인 아저씨가 말하길 일주일에 두세명이 경제적인 이유나 여러가지 이유로 여기서 몸을 던져 자살한다 했다. 몸을 던지면 정말 즉사할 것만 같은 절벽이었다.


경건한 마음으로 애도를 표하고 절벽에 서서 구경좀 하다가 다시 하이킹 코스를 따라 시내로 돌아왔다. 사람도 없고 비도와서 촉촉한 산책이 꽤 운치있었다.


하루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정든 집 안녕!


뭔가 기념품을 사가고싶었다. 유명한 아란 스웨터는 너무 비쌌고 눈에 띈 아이리쉬 틴 휘슬을 샀다. 한눈에 봐도 싸구려지만 그냥 의미 있으니까~ 사실 버스 기다리면서 앉아서 불어보려고 샀는데 갑자기 엠티온 아이리쉬 할아버지들이 정류장에와 말을 거는 바람에 실패.


둘린에서 골웨이까지 2시간. 그리고 바로 골웨이에서 2시간을 달려 더블린으로 넘어왔다. 아일랜드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고속도로가 지루하진 않았다.


더블린으로 넘어와서 짐정리하고 저녁을 먹으니 벌써 어둑한 저녁!


더블린의 야경.


더블린을 가로지르는 리피강의 야경.


아일랜드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기에 유명한 펍이 모여있는 템플바 거리를 거닐었다. 길거리 공연이 많았는데, 그 중 꽤 재밌었던 공연. 밴드의 음악에 맞춰 어떤 남자가 옷을 다 벗고 춤을 추고 있었다.


어느 펍에 가볼까 돌아다니며 간을 보다가, 결국 템플바 거리에 왔으면 템플바에 가야되지 않을까 싶어 템플바에 갔다. 사람이 너무 많았지만, 많은대로 좋았다. 킬케니에 못다녀온게 아쉬워 킬케니 생맥을 시켰는데, 맛이 없었다.


다음날 아침의 더블린 항. 아. 정말 한폭의 그림이었다.


아침일찍 서둘러 트리니티 칼리지에 갔다. 조나단 스위프트, 제임스 조이스 등 유명한 사람들이 다녔다는데 그냥 그런가보다 싶었다. 대신, 캠퍼스가 너무 예뻐서.


트리니티 칼리지의 유명한 도서관. 1층에서 켈스서를 구경하고 2층으로 올라왔을 때 만나는 긴 방이다.


어우, 멋졌다.


그리고 걷고 또 걸어 기네스 스토어하우스로 이동했다. 기네스 공장 내에 있는 박물관이라 해야할까나? 여튼 다른 맥주기념관보다 크기도 컸고 꽤 공들인 어트랙션이 많았다. 아쉬운건 하이네켄에서처럼 TV 광고를 편히 누워서 관람할 수 있는 체험관이 있음 했으나, 기네스엔 없더라.


5층까지의 관림이 모두 끝나면 7층으로 이동해 360도 더블린 파노라마 뷰를 바라보며 기네스를 시음할 수 있다. 바의 언니가 기네스 거품으로 네잎클로버도 만들어 줬다. 만든지 이틀도 안된, 세계에서 맛볼 수 있는 가장 신선한 기네스 생맥이라던데 골웨이서 먹었던 기네스 생맥보다 썼다.


더블린의 스미스필드. 오늘 무슨 축구경기가 있는지 시내 곳곳에 사람들이 초록 유니폼을 입고다녀 의아해 했었는데, 스미스필드에 와서 궁금증이 풀렸다. 축구경기가 아니라 미식축구(?) 경기가 있더라. 스미스필드에 커다란 전광판을 세워놓고 사람들이 잔디밭에 앉아 응원하고 있었다.


스미스필드까지 걸어간 이유는 올드 제임슨 증류소 때문! 진짜 아이리쉬 위스키를 맛봐보기 위해.


입장전에 로비에 앉아 제임슨 위스키로 만든 칵테일을 마셨다. 카라멜 뭐시기 칵테일인데 어머… 정말 너무 맛있다. 진지하게 부다페스트로 돌아와 집에서 만들어 먹어봐야겠다 마음 먹었다.


모든 관람이 끝나고 있던 시음 이벤트. 왼쪽부터 죠니워커블랙(스카치), 제임슨 위스키(아이리쉬), 잭다니엘(미국). 뭐가 더 맛있나 결정해 달라는 거였는데 확실히 제임슨이 더 맛있었다. 공정하게 하기위해 가이드한테 제조연도를 물어봤는데 다 제각각이었다. 각 제품이 가장 잘 팔리는 연도로 고른 거란다. 3, 5, 12년 산이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어쨌건 제임슨이 가장 오래된 것도 아니었는데 어쩜 더 괜찮았지? 이 것이 세번 증류의 힘인가?


시음이 끝나고 제임슨 위스키 몇 병이 전시되있길래 가격표를 보니 맨 위에 것은 50000 유로. 왼쪽 아래 것은 5000 유로. 오른쪽 아래 것은 4000 유로.


공항으로 오기전 더블린에서 저렴하게 옷을 살 수 있다는 그 매장, Penneys 에 들렀다. 옷이 정말 싸고 많아서 감격이었다. 비행기때문에 시간이 부족했지만 코트까지 한가득 사왔다. 아 이번겨울 잘 보낼 수 있을 것만 같아+.+ 부다페스트보다 저렴한 옷가게는 처음보는 것 같다. 부다페스트도 옷 정말 싼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