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오르비에토, 치비타

2013.07.12 밤부터 2013.07.13 저녁까지 이탈리아 로마에 다녀왔다. 아무 계획 없이 가서 아무 계획 없이 돌아다녔다. 후회가 조금 됐다. 완전히 자유롭지도 않고 완전히 잘 된 여행도 아니었다. 다음부턴 그래도 대강이나마 계획이 있어야되지 않을까 싶다.

실패 요인을 알 것만 같다. 원래 난 별로 로마에 가고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 같다. 그냥 이 시기에 로마에 가는 비행기표가 저렴했고, 유럽에 왔으니 한번쯤 가봐야겠다는 마음뿐? 오히려 밀라노나 베니스, 나폴리는 무지하게 가보고싶지만.

내게 이탈리아는 허영의 나라, 실체는 없는데 이미지를 따지는 나라? 의 느낌이 강했는데 여행을 다녀온 지금도 여전히 그런 이미지로 가득하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인데. 차라리 솔직하고 심플하고 깔끔한 벨기에가 이만배 좋다.

결론적으로는 로마는 거의 못봤다. 토요일엔 기차로 한시간 반정도 거리의 Orvieto 와 Civita 에 다녀왔다. 아무래도 난 유럽 대도시들 보다는, 이런 한적한 프로방스가 좋은 것 같다.

아무래도, 바티칸의 천지창조를 보러 로마에 다시 한 번 더 가야할 것 같다. 아으. 같은 도시, 좋지도 않은데, 두번 여행가는건 최악인데. 천지창조는 어떻게 순회 전시회도 할 수 없고 난감하다. 나중에 밀라노나 베니스 갈 때 로마에 잠시 들리는 수밖에.



토요일 아침 일찍부터 기차를 타고 orvieto로. 몇가지 종류도 없는 이탈리아 맥주들에 도전했는데 대부분 다 맛이 없었다. 저것은 peroni. 그래도 그나마 제일 나았던 것.


Orvieto 는 작은 마을인데, 마을 전체가 봉긋 솟아있다. 세계로부터 단절되고 고립된 느낌이 들어 레알 세상에 숨은 느낌이 들어 좋았다. 여튼 마을 전체에 장이 열렸다. 옷이 너무 저렴해서 몇 개 샀다.


종탑 아래에 바로 서점이 있었는데, 그 동안 너무 사고싶던 위대한 개츠비를 저렴한 가격에 득템했다. 앗싸.


Orvieto의 두오모. 밀라노의 두오모에 이어 이탈리어에서 두 번째로 제일 크다고. 실제로 두오모 앞의 Facade, 벽면의 줄무늬가 오묘한 느낌을 자아냈다.


Orvieto 사람들의 빨래 말리기.


이제 다시 버스로 한 시간 거리의 Civita 로 떠나는 길. Peroni 에 이어 Moretti에 도전. 음 역시 그저 그래. (후에 검색해보니 이태리 맥주들이 국내에서는 고급 이미지로 승부하는 것 같은데, 이거 다 허세야 허세… 차라리 하이네켄을 먹겠어ㅋ)


Orvieto 로 가는 버스 안. 바깥으로 끝없이 포도밭이 보였다. 대부도 놀러온 기분…


드디어 Civita 에 도착. 영화 천공의 성 라퓨타의 모티브가 된 마을이라는데, 마을의 주변이 모두 침식되어 나가 마을만 덩그러니 솟아있다. 진흙지대여서 점점 무너지고 있어 the dying city 라 불린다한다.


마을에 당도하려면 가파른 구름다리를 건너야만 했다. 아 힘들어.


마을은 굉장히 조그맣고 옹기종기 모여있다. 고양이도 넋을 잃고 송장처럼 누워있었다.


만들어진지 2300년도 더 된 도시라는데, 도시 전체가 늙은 느낌이 그득그득.


도시에서 아래를 내려보는 풍경을 파노라마로 맘껏 보고싶은데, 안타깝게도 도시의 한쪽 절벽은 다 조각조각내어져 개인 집에 딸린 개인 정원이었다. 여튼 다른 한 쪽의 벽.


우리 나라였으면 이미 다 골프장으로 변했을 도시 아래 땅들.


반나절 조금 모자라게 Civita 에 머물다 내려오는 길에.


다시 버스를 타고 Orvieto 로 돌아왔다. 아까 관광 못하고 남은 성 패트릭의 우물 에 갔다. 레알 깊었지만, 걸어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왔다. 사진은 우물의 바닥에서 위를 향해 장시간 노출로 찍은 사진. 본의 아니게 찍고 나오는 내가 찍혀버린..


Orvieto 에서 바라본 다른 마을들.


다음 날은… 현경이 쇼핑 반, 관광 반. 어찌되었건 명품 샵들이 즐비해있는 스페인 광장으로 이동해 그곳에서… 책을 읽었다.


드디어 +.+ 현경이의 쇼핑이 끝나고 트레비 분수로 이동. 이탈리아의 흰 조각, 건물들을 보면 청량감이 들긴 하지만 뭐랄까. 모르겠다. 그냥 미워보인다. 예전같았으면 너무 예뻐보이고 좋았을텐데 내 취향이 변한걸까.


베네치아 광장.


그리고 콜롯세이.


돌아오기 전에 3대 젤라또 집 중 하나인 Fassi 에서 피스타치오, 리조, 파인애플 맛 젤라또를 먹고 부다페스트로 다시 돌아왔다. 개인적으로는 이 젤라또마저 별로였다. 더 쫄깃하고 풍성한 맛의 젤라또를 맛보고 싶다. 어딘가엔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