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져간다

존박 [INNER CHILD] 2013.07 발매

베란다 프로젝트 앨범 어딘가에서 들어본 것 같은 곡. 이상순의 돌려막기인지, 잔여곡 배분이었으런지.

사실 난 지금껏 ‘Knock’ 앨범이 존박의 1집인줄 알았다. 알고보니 Knock 은 미니앨범이었고, 이 ‘INNER CHILD’ 앨범이 1집이었단 사실. 존박의 슈스케 곡들이라든가, 미니/싱글 앨범은 열심히 들었어도 이 곡 덕분에 INNER CHILD 내 다른 곡들을 순서대로 차근히 (처음) 들어봤다.

혹여나 더 좋은 곡을 만나면 어떡하지? 싶었지만 다행이도 여전히 지워져간다가 가장 좋아 다행이다.

몇 년을 뮤직팜 매니아로 살다가, 벗어난지도 몇 년이 되어간다. 존박이 처음 뮤직팜으로 들어간다 했을 때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지금 되돌이켜보면 존박이 들어가 다행이었단 생각이 든다. 그 땐 서로간의 색채가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했는데, 이제는 완전 일치하지 않을뿐 겹치는 부분이 꽤 크단 느낌이 강하다.

예전에 짜수솔에서 가사와 곡의 혼연일체도에 대해 얘기를 했던 적이 있다. 곡에 가사가 들러붙는 정도인데, 우리가 만드는 노래엔 왜이렇게 척 맞는 가사가 안나올까 이야기 나누다 나온 metric 으로 기억한다.

여튼 이 곡은, 절반의 성공 느낌. 일부 가사는 곡에서 겉도는 느낌이 들지만 일부는 또 쩍쩍 맞고. 아무래도 후렴을 미리 써놓고, 앞뒤를 엉거주춤 맞춰 쓰다보니 그렇게된건 아닐까 생각도.

처음 만났지만 오랜만에 만난 것 같은 친구처럼 반가운 마음에 하루종일 반복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