眠れぬ夜は君のせい

MISIA [Hoshizora no Live: The Best of Acoustic Ballade] 2003.10 발매

수많은 가수들이 콘서트 실황을 담은 앨범을 발표한다. 그 중엔 원곡을 뛰어넘지 못한채 단지 ‘실황’의 느낌만을 담은 곡들이 많다. 그와 반대로 원곡을 뛰어넘으며 더 좋은 감정과 편곡을 전해오는 곡들도 있다. 가령 박정현의 Op.4 Concert Project 4th Movement The Album 같은 경우엔 전야제, 늘 푸른, It’s me, 미운 오리 같이 원곡보다 훨씬 듣기 좋은 곡들이 수두룩하다. Eric clapton 의 unplugged 역시 마찬가지! 이런면에선 김동률은 운이 없는건지, 신선하지 않은건지. 그의 두 라이브 실황 앨범은 라이브에만 의미가 있지 따로 찾아 듣게 되진 않는 것이 사실이다.

MISIA 란 가수를 전혀 몰랐는데, 지난 파워윅 때 MK가 주고가신 음악들 중 발군의 가창을 듣고선 그 때부터 끊임 없이 듣고있다.

그 중 眠れぬ夜は君のせい에서는 원곡보다도 좋은 절절한 감정을 쏟아내는데 사실 다들 알겠지만 이런 곡들은 평가하면서 듣는 노래가 아니다. 뭐 곡의 구조가 어떻느니 식상하다느니 여러 말들이 나올 수 있겠지만 다 집어치우고 조용히 가로등만 밝혀진 길을 홀로 걸을 때 이보다 더 좋은 음악이 있을까 싶다.

내가 일본어를 잘 했다면 두배로 좋았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곡을 좋아하는 이유는 가사 때문이란다. 제목부터도 眠れぬ夜は君のせい, 네무레누 요루와 기미노세이, 잠들지 못하는 밤은 당신의 탓. 마치 어떤 오페라에 나올법한 곡의 제목이다.

여튼.. 특별한 목소리도 아니고, 특별한 가창법도 아니지만 이 곡에서만큼은 이보다 더 좋은 소리를 찾기 힘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