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 Drop (With G.고릴라)

휘성 [우리집에 왜 왔니 OST] 2009.04 발매

부다페스트에 며칠 내내 비가 오더니만, 오늘 날이 개었다. 비가 끝났으니 이젠 더이상 질척한 트램 바닥에 서있지 않아도 되고, 점심시간에 식당에 내려가며 비를 피하기 위해 뛰지 않아도 되며, 퇴근 후에 우산을 펴서 말리지 않아도 된다.

짧은 장마가 그치며 소소하게나마 생활의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장마 내내 듣던 rain drop 을 듣는 것은 여전히 변치 않았다.

이 곡을 처음 알게된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처음 들은 버전이 휘성의 목소리였는지, 아이유의 목소리였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고로 처음 들었다는 선입견을 제한 채 아주 공평하게 평가하자면 난 휘성의 Rain drop 을 더 좋아한다.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작곡가 g고릴라 마저도 이 곡은 여성 보컬을 위해 만들어진 곡이었으며 추후 아이유가 부르게되어 기쁘다했을 정도로 아이유의 보컬로 녹음된 곡을 더 좋아한다 한다.

그렇다면 나는 왜 휘성의 곡을 더 좋아하게 된걸까.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두 곡의 느낌을 비교하자면 아이유의 곡은 그냥 편안한 느낌뿐이다. 뭔가 아련하거나 풋풋한 느낌이 없달까나. 휘성은 안 맞는 옷을 입었을지언정 수줍거나 마음아픈 진정성이 느껴지곤 한다. 딱히 보컬 방법의 차이는 아닐텐데 그냥.. 감정이 그런걸까나~.~

여튼! 더 이상 우산을 톡톡 건드리는 빗방울과 이 곡을 들을 수 없다는게 슬프지만 봄이 오면, 더 좋은 봄노래들이 많으니까.

p.s. 개인적으로 이 곡은 표절시비 붙기 아주 좋은 곡이라 생각한다. 사실은 이곡을 다시 듣게된 것도, MISIA 의 It’s just love 를 듣다 생각나서였으니.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멜로디 라인이지만 어떻게 조금 다르게 요리하냐에 따라 라면 맛이 달라지는 것을 생각한다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