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시맨 / The Irishman

2019 / Martin SCORSESE / IMDb
★ 3.7

나의 세계사 뿌시기 여행의 종착은 북미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왕왕 해왔다. 그 여행의 시작을 조금 일찍 부닥친 기분이 들었다. 물론 링컨부터 내려오려면 한 세월이긴 하겠지만.

몇 번을 보려 시도했지만 계속 실패하다, 이번 가을엔 드디어 성공했다. 3시간 반에 달하는 러닝타임이 이젠 엔간해선 쉽지가 않다.

ILM이 한 땀 한 땀 공들였다는 디에이징을 보며 여러 단상에 들기도 했다. 여름에 본 <뜨거운 날의 오후>의 젊은 알 파치노를 생생히 목격했던 터라 머리가 더 복잡해진 것도 같다. 단순한 img2img가 아닌 seq2seq가 필요한가, 그런 틀을 벗어나는 새로운 매핑이 필요할까, 뭐 그런 생각도 해보면서.

조 페시가 연기한 러셀의 템포가 무척 좋았다. 컨텐츠는 어떨지 몰라도(?) 조근조근한 말투가 이너피스를 불러오는 느낌이었다. 영화에서 무게를 잡는 추의 역할을 하는 캐릭터들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탱커, 딜러, 힐러의 밸런스에서 탱커의 무게가 영화의 매력에 꽤나 큰 퍼센트를 먹어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까지 이르르기도 했다.

스타일리쉬한 편집과 촬영이 왕왕 있었음에도, 좀 더 짧고 타이트한 러닝타임으로 가져가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결국 시간을 축으로 mean을 때려버리면 어쩔 수 없는 손해가 막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