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 The Odyssey
posted on 2026.08.16
2026 / Christopher NOLAN / IMDb
★ 3.8
작년 이집트에 다녀온 이후로, 몇 군데 더 문명 여행을 떠나고 싶단 생각을 해왔다. 가장 강력하게 당기던 것이 그리스/이탈리아였고, 그 뒤엔 히타이트로 추정되는 터키였다. 물론 두 문명에 대한 방문이 이집트 여행에서 느꼈던 것만큼 유물론적인 감동을 느낄 수는 없겠지만, 가지 않고서는 해결될 수 없는 목마름이 있었다. <오디세이>를 보고 나니 갈증이 한층 더 심해진 기분이다.
조금만 더 압축되었으면 좋았겠다 생각하지만, 그렇다 해서 어딜 잘라내야 할지는 모르겠다. 놀란 감독이 만든 간결한 운문시를 보고 싶은데 항상 마주하게 되는 것은 절절한 산문시인 것 같다. 이전작들을 보며, 분명 운문시도 잘 쓰시는 분이라 생각해오는데 그런 기회가 잘 닿지 않는다.
실제로 찍은 특촬을 잘 쓰는 이기에, 어느 부분이 VFX 일지를 상상하며 봤다. 로케이션도 상상하며 봤는데, 엔딩 크레딧에 그런 나라들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절경의 나라들까지 등장해 놀랐다.
수천 년 동안 반복되는 대서사시를 다시 한번 반복하는 마음을 헤아리고 싶었다. 단순히 모든 이야기의 아버지 같은 이야기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하기엔 이해되지 않는, 왜 지금 왜 이야기를 왜 그가 해야 했을까, 그런 유기적인 백그라운드를 이해하고 싶었다. 결국 언젠가 놀란 감독이 성경을 다루게 되는 날이 될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일이 바빠, 몇 번을 예매하고 취소했다가 결국 개봉이 한참 지난 주말에 짬을 내 보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