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 / Okja
posted on 2026.07.12
2017 / Joon Ho BONG / IMDb
★ 3.8
봉준호 감독의 저점 같은 영화인데, 이상하게도 눈물이 좀 고일 것만 같은 포인트가 여럿 있었다. 감독이 아주 잘 계산해놓은 포인트에서 내 감정도 동요했던 것 같은데, 그게 놀아나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지 않았고 되레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어 고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는 완전한 육식 러버라, 앞으로의 삶이 좀 고되지긴 하겠지만.. 모든 생명체가 서로의 살아 움직이는 생명을 보듬어주는 낙원은 참 아름답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다만 그 고결함을 가벼이 여기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
비단 육식에 한정된 메타포라고 생각되진 않았다. 메인 스트림을 역행하는 시퀀스에선 어딘가 오버랩되는 영화들이 많았다. 선과 악, 흑과 백으로 무 자르듯 잘리지 않는 봉준호식 문제 제기가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어쩌면 오랫동안 반복되어온 어떤 역사의 장면들을 겹쳐봤는지도 모르겠다.
1원이라도 저렴하면 좀 더 마음을 주는, 자본주의의 끝자락에 놓인 우리가 이 모든 파이프라인의 끝단이란 생각을 하니 마음이 무겁기도 했다. ‘이 영화를 봤으니 앞으론 잘해야겠다!’ 싶은 다짐을 내놓을 수도 없다. 다만 어떤 나의 이성과 마음을 연결하는 고무줄을 하나 더 걸어 constraint를 만들어 놓은 정도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