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아침 / All the Mornings of the World
posted on 2026.06.24
1991 / Alain CORNEAU / IMDb
★ 3.5
6월엔 뭔가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여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밤 틈틈이 이어나가며 끝냈다.
러닝타임 내내 고전 유럽의 정물화와 풍경화가, 그리고 초상화가 살아 움직이는 기분이었다. 거기에 어마무시한 ost까지 곁들여지니, 풀잎향 가득한 정경이 고스란히 다가왔다. 91년에 그린 1600년대의 모습이 2026년에 그리는 1600년대의 모습보다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이 영화의 능력일지 발달된 기술의 암점일지 궁금하다.
루이 14세 시절 실존했던 음악가 마랭 마레를 주인공으로 하는데, 그 뒷이야기들을 모른다 하더라도 영화 자체만으로 처연하고 서글펐다.
세상의 모든 아침이 다시 오지 않는다. 조금씩 스며드는 불행이 켜켜이 쌓인다. 유일무이한 아침들처럼 모든 불행이 제각각의 모양으로 가족들을 찾아왔다. 겹쳐지는 불행들에 매몰되지 않았다면, 그들은 음악과 함께 행복했을까. 어쨌거나 그런 음악은 “깨달은”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음악이 아니었기에, 결국은 불행한 것이라 봐야 할까. 매트릭스의 빨간 알약처럼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문을 열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음악이 무엇이고, 진짜가 무엇인지, 산다는 게 무엇인지, 영화가 끝나고 좀 공허해졌다.
그나저나, KBS 클래식FM의 <세상의 모든 음악>은 이 영화에서 나온 제목이려나?
영화에서 너무 마음 아프게 들리던, 마랭 마레의 <꿈꾸는 소녀>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