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나는 테베를 정복했다 / Last Night I Conquered the City of Thebes

2025 / Gabriel AZORÍN / IMDb
★ 3.4

제목과 시놉시스로 잘 상상이 가지 않는 영화였다. 한 공간을 공유하는 서로 다른 시대의 사람들의 이야기였는데, 나는 이집트 테베만을 알고 있어, 영화를 보는 내내 계속 의아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영화가 끝난 뒤 로마제국이 지배했던 고대 그리스의 도시 중 하나의 이름도 테베라는 것을 알게 되고 모든 궁금증이 해결되는 기분이었다.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걸!

친절하지 않은 시 같은 전개였다. 음악의 사용이 거의 없는데다 너무 섬세한 사람들이 섬세한 대화를 보여줘 까딱하다간 드르렁하기 쉬운 영화였다. 같은 공간을 두고 서서히 변하는 빛도 너무 느린 호흡이었다. 감독의 의도와 목적이 분명히 전달되지만, 대화의 내용엔 솔직히 조금 심드렁해 이따금씩 지루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시간적 순환성을 영화로 재현하려는 노력. 섬세한 사람들이 만든 섬세한 캐릭터. 자연의 한 부분처럼 느껴지는 속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