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슈 / Mothertongue
2025 / Zhang LU / IMDb
★ 3.2
단조로운 음계가 반복되며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것이 인생이고, 그 인생들이 모인 것이 도시가 된다는 기본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
중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은 초록의 푸르름의 생김새가 닮아 있어, 여행을 가도 마음이 편안한 것이었단 생각을 했다. 그런 푸르름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청두를 배경으로 한 영화였다. 같은 지역에서 같은 배우로 촬영한 <루오무의 황혼>을 지난 부산영화제 때 볼까도 싶었는데, 건너뛰었던 것이 못내 마음에 남아 있었다. 아직까지도 <루오무의 황혼>이 국내 개봉을 하지 않은 걸 보면 이 <춘슈>도 쉽지 않겠단 생각이 들어, 다른 영화를 포기하고 상영관에 들어섰다.
벽이나 구조물 같은 평면적인 공간에 인물을 배치한 2.5D의 구조가 아름답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원래도 가보고 싶긴 했지만, 청두에 더더욱 가보고 싶어지는 뽐뿌가 들게 하는 영상미였다.
장률 감독의 영화는 <경주>로 입문했는데, 그 이외의 영화들은 도저히 끝까지 보지 못하고 중간에 멈춰 서기 일쑤였다. 이 <춘슈>를 보고 확신한 건, 장률 감독 영화의 호흡이나 인간 군상의 모습, 그리고 다초점의 서사가 나의 취향과 굉장히 대척점에 서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춘슈>의 주인공 둥둥이는 외적 그리고 내적으로도 <경주>의 박해일과 굉장히 유사하게 느껴졌다. 물론 내가 두 편만 끝까지 보고 내린 확증편향일 수도 있겠지만, 그저 배우는 갈아끼운 스킨일뿐, 장률 감독의 확고한 취향이 드러나는 포인트처럼 느껴졌다.
미숙했던 내가 동경했던 이를 다시 만나게 된 조금 더 성장한 나. 그를 보며 나의 미래를 점쳐보기도, 내가 걸어가야 할 방향을 다시 조준해 보기도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