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있다면 / If I Were Alive
posted on 2026.05.01
2026 / André NOVAIS OLIVEIRA / IMDb
★ 3.7
우주선에 잡혀서라도,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생을 함께한다는 착각에 사로잡힐 수 있다면. 설령 등에 구멍이 난 동반자라 할지라도.
브라질 꽁따젱은 들어본 적도 없는 지구 반대편의 고장이었다. 그 곳에서 70년대의 청소년기부터 현대의 노년기까지를 잇는 어떤 한 커플의 이야기였다. 12시간이나 멀리 떨어진 지구 반대편의 대한민국에서 감정과 서사에 공감해버릴 수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좋았다. 게다가, 70년대의 꽁따젱의 젊은이들은 너무 힙해서, 영화가 시작된 뒤 얼마간은 약간 기가 죽기도(?) 했다. 브라질의 흑인 문화는 우리의 생각과는 또 많이 다르구나, 우리는 너무 치우친 보사노바풍의 브라질만 접했구나 하는 생각도.
나이가 들어가며 누구의 장례식에 대해 얘기하는 일상이 늘어가는 사람들. 같이 나이 들어간다는 것의 기쁨과 슬픔이 피부로 와닿았다. 어쩌면 내가 40에 접어드는 지금 이 영화를 만나게 된 것이 천운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좋은 부분이 많았다.
우주선에서 되뇌는 홈즈와 왓슨의 이야기처럼, 이 영화에 대한 분석 없이 그저 상실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영화를 있는 그대로 즐겼다. 우주로 떠나버리는 애매하고 아리송한 이야기는 질색인데, 이 영화처럼 그 은은한 경계의 전개는 정말 두 팔 벌려 환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