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아제 바라아제 / Aje Aje Bara Aje
posted on 2026.03.14
1989 / Kwon-Taek IM / IMDb / KMDb
★ 3.7
한국영상자료원에서 4K로 디지털화한 뒤 유튜브에 업로드 한 것을 알게 된 뒤, 계속 나중에 볼 리스트에 저장해 두었었지만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았다. 공교롭게 3월 동안은 일본, 유럽 고전, 미국 영화를 순차적으로 봤는데 이번이 딱 이 영화의 차례란 생각이 들었다. 손을 뻗어 보기 시작한 뒤로는 거침없이 내리 달렸다.
좋은 점도 있었고, 아쉬운 점도 있었다. 한강 작가의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가 집필한 원작을 바탕으로 본인이 직접 각색까지 한 작품이었는데, 이상하게 영화의 맛이 살지 않는 기분이었다. 송길한 작가와 함께했던 임권택 감독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어딘가 하나 덜컹거리며 굴러가는 기분이었는데, 아마 그 서사를 끈끈하게 만들어가는 이음새 어딘가가 얼기설기 매여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여러 세대에 걸쳐 반복되는 현대사의 상흔과 종교적 탐험을 통한 자유에의 갈망이 얽혀 나타난다. 세상을 살아가는 시간 내에 깨달으면 그게 부처지, 우리는 그러기 어렵다는 말에 웃음이 피식 나오다가도 목뒤가 서늘해지기도 했다. 어려운 길이고, 어쩌면 절대 도달할 수 없는 길임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트랙 위에 서서 묵묵히 걸어가야 하는 인간의 숙명이 이따금 서글퍼지기도 했다.
인간은 왜 홀로 서지 못하고 기대서야 하는가, 타인과 함께 서기 위해 우리가 지켜야 하는 자세는 무엇인가, 그런 세속적인 화두들까지 머리가 지끈 하다.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 반야심경의 끝 구절인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가 귓가를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