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 We Bought a Zoo
posted on 2026.02.28
2011 / Cameron CROWE / IMDb
★ 3.4
좀 엉성하지만 그냥 따뜻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영화들이 있는데, 이 영화 역시 딱 그랬다. 영화가 처음 개봉했을 때부터 십오 년 가까이 to-see 리스트에 넣어놨었는데, 버리지 않고 계속 담아두었던 것도 그렇게 예상되는 따스함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놀라운 것이 있다면 실화에 기반한 영화였다는 것이었다. 완전히 극을 위한 설정들이라 생각했는데, 같은 지구를 살아가는 누군가들이 이런 감정과 치유의 과정을 가졌다 생각하니 한 겹 더 타이트하게 느껴지는 본딩이 생긴다.
상실과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무 자르듯 바이너리하게 이뤄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통과 회피, 수긍과 인정, 공생 같은 여러 단계를 모두 겪어야지만 비로소 “한결 나아졌다"라고 부를 수 있는 것 같다. 그마저도 나아진 거지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평생 그 상처를 곁에 두고 지그시 바라보며, 완전히 무너져내리지는 않게 되는 것. 그 정도의 레벨만 되어도 꽤나 성공 아닐까.
상실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나는 동물원 대신 무엇을 살 수 있을까. 착하고 따뜻한 사람들을 곁에 두기 위해 나 스스로가 먼저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도 상기하며.
LA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보기 시작해 주말 아침이 되어 끝냈다. 덕분에 주말을 따뜻하게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