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는 나의 것 / Vengeance Is Mine
1979 / Shôhei IMAMURA / IMDb
★ 4.1
너무 충격적이라 할 말을 잃었다. 날 것의 아름다움과 미학적인 아름다움이 공존하는데, 관객을 영화로 빨아들이는 힘이 너무 강해 완전히 빠져들었다. 이 영화에 대해 호와 불호를 갖는 사람들을 모두 이해할 것 같았다. 영화가 탐미하는 공간이 어쩌면 너무 낯설고 제멋대로라 140분의 러닝타임 동안 자리를 이탈하지 않으려면, 탐험가의 기질이 좀 요구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2020년에 4K로 디지털 복원된 버전으로 관람했다. 너무 생동감 넘치고 생생했다. 화질은 같아졌는데, 요즘 시대의 영화들이 담지 못하는 그 어떤 투박하고 세련된 색의 깊이가 나오는 것이 무척 신기했다. 카메라의 차이인지, 복원에서 더해진 장치인지, cinematography적 능력의 차이였는지 무척 궁금하다.
눈 내리는 이로하자카 같은 구불한 길을 오르는 경찰차들로부터 영화가 시작된다. 기리시탄의 노래가 나오고, 스타일리시한 배우, 꽉 찬 화면, 그 모든 것들을 차창을 통해 바라보는 카메라. 어쩌면 이미 첫 시퀀스부터 영화에 홀려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이 묵직하고도 섬세한 기세가 러닝타임 내내 이어진다. 어떤 알지 못하는 힘으로 압도당하는 기분이었다. 영화 내내 창문 밖에 멀찍이 선 카메라가 내부를 은밀히 바라보는 샷들이 반복되는데, 단순히 멋을 내기 위한 형식이 아니라 컨텐츠와 형식이 부합하는 기분이라 더 좋았다. 만듦새가 너무 좋은 영화.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 형태로 등장한다. 어느 역전의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1970년대라는 시절이 생생히 담긴 것이 무척 좋았다. 얼마 전 본 <바보선언>에서도 80년대의 영등포역 앞마당이 등장했었을 때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다만 왜 영화적인 임팩트가 없었을까 생각해보면, 화면을 오브젝트로 채우는 미적인 감각에 있어 좀 아쉬웠던 탓인가 보다.
이런 만듦새와 별개로 컨텐츠에 대해 얘기해 보자면.. 그 역시도 무척 좋았다. 선천적인 문제였을지, 유년 시절에 쌓인 후천적인 문제였을지 알 수 없는 그리고 이해하고 싶지 않은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 전개되는 영화. 그를 둘러싼 인물들을 이해하는 것이 나의, 그리고 우리 사회의 관건이라 생각했다.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이 항상 주목하는 소외된 자들은 이번 영화에도 잔뜩 등장하는데, 소외된 자들이 항상 약자이며 선자인가에 대해 날을 세우는 기분이 들기도.
얼른 <나라야마 부시코>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