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공의 연인 / Ky Nam Inn

2025 / Leon LE / IMDb
★ 3.5

예고편이 너무 화양연화처럼 뽑혀 베트남판 복제품일까 걱정이 많았는데, 시각적인 톤 보정에서 참고를 했을지는 몰라도 전혀 다른 결의 영화였다.

베트남의 근현대사에 대해 더 빠삭히 알고 있다면 더 많이 보이는 것들이 있었겠다 생각했다. 단순히 붉거나 파란 그런 단편적인 논리보다도 켜켜히 쌓인 민족적인 아픔이 일부 녹아있다는 느낌이었다.

영화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배우들이 유난을 떨지 않았다는 것 같다. 비슷한 류의 요즘 영화들을 볼 때 위화감이 느껴지는 것들이 완전히 배제된 것이 좋았다.

하노이에 갔을 때 묵었던 에어비엔비가 너무 낡아 괴로웠는데, 1985년으로 설정된 영화 속 주택도 그와 별다를 바 없어 보였다. 밤에는 쥐죽은듯 고요하지만 아침만 되면 다른 세상처럼 부산해지는 그 프랑스 조계지의 건물이 떠올랐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충만해지는 한 시절의 사랑에 대하여.

옛 베트남의 음악이 너무 좋아 귀가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