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 The Fantastic Four: First Steps

2025 / Matt SHAKMAN / IMDb
★ 3.2

극장에서 볼까 말까를 끝까지 고민하던 판타스틱 4를 결국 보고 왔다. 물론 OTT에 금방 올라오겠지만, 이렇게 연을 맺어놓지 않으면 후에 속편이 나올 때가 되서야 챙겨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트랜스포머도 그랬고 스파이더맨도 그랬다. 그 시기에 봐야 딱 재밌게 볼 수 있는 그런 영화들이 있다.

사실 마블 영화를 즐겨보는 편이 아니라, 챙피하게도 판타스틱4의 세계관은 이번에 처음 접했다. 영화가 어렵지 않은데다 “First Steps"라고 부제를 못박은만큼 스무스하게 영화에 녹아들 수 있었다.

레트로하게 시각화되고 편집된 비주얼 아트들이 좋았다.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아 트렌드에 맞는 적당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았다. 거기에 맞춰 노는 음악도 튀지 않고 좋았다.

아쉬운 것들도 확실하다. 먼저 오락용 영화 그 이상도 이하도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계관에 매력을 느끼게 만든다는 것은 그 어떤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웅장함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 있어 좀 아쉬웠다.

더불어 씽의 CG가 무척 어색했다. 특히 뉴욕 길거리에서 평상복을 입고 걸을 때 의상이 혼자만 다른 빛과 물리력을 받는 것 같아, 정말 옷밖에 못봤다. 쏘니가 작업한 것인지 ILM이었는지 궁금하다.

우리 회사 입장에선 마음이 아픈 손가락. 존 말코비치의 통편집으로 그만.. 처음에 회사 내부에서 시퀀스를 봤을 때 하늘색 쫄쫄이 의상들의 액션이 굉장히 어색하고 이상했는데 영화를 다 보고나니 좀 이해가 가기도 한다.

오랜만의 여름 극장 나들이를 마무리 짓는 영화였는데, 영화관 빌런을 만나 굉장히 괴로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겨 영화를 보는가, 나는 왜 영화가 좋은가에 대한 근원적인 답변을 얻은 것 같은 시간이었다. 영화는 별로였는데, 그런 종합예술로서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이상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