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딸 / My Daughter Is a Zombie
2025 / Gam-Sung PIL / IMDb / KMDb
★ 3.2
시사회 티켓을 날려서였는지, 극캉스가 필요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영화를 극장에서 꼭 보고싶단 생각을 해왔다. 주말에 짬을내 다녀왔는데 오랜만에 보는 맨 앞줄까지 꽉 찬 상영관이었다. 영화가 좀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해도 어쨌거나 한국 영화의 계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곳곳에 보여 뭐 기분 나쁜 정도로 별로이진 않았다. 생각해보면 귀여운 폰트의 오프닝 타이틀이 나올 때부터 그 결연한 의지를 좀 보였던 것 같다. 그간 엉망진창이었던 K가족코미를 생각하면 이해 가능한 범위.
연타석 여름 텐트폴 홈런을 쳐온 조정석이 중심을 잡고 이끌어 가는데, 물론 자기복제스러운 판의 박힌 연기였지만 그게 캐릭터에 녹아들며 거슬리는 느낌까진 가지 않았다. 로저와 뽀드윅으로 시작했던 조정석이 이제 어떤 나이의 문을 통과해 넘어가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최유리 배우의 좀비 연기가 나쁘지 않고 귀여웠다. 전체적인 배우들의 조합은 좋은데 어딘가 좀 구닥다리의 개그와 타이밍이 아쉬웠다. 많은 곳에서 사람들이 웃지도 못하고 머슥해하는 분위기가 맴돌았다. 생각해보면 오프닝 타이틀이 나오기 전의 시퀀스가 영화적인 서사의 알림으로는 좋았지만, 극장에 무언가를 바라고 온 사람들이 약간 으잉하는 공기가 서늘했다. 물론 이내 눈물 바다로 수도꼭지를 돌려버리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은 K가족드라마였다.
이윤창 작가가 나올 때 좀 피식했다. 원작을 보지 않아 각색 솜씨가 어떤 지는 평을 남기지 못하겠다. 오랜만의 극장 나들이였다. 영화에 등장했던 진심들을 생각하며, 오랜만에 가져보는 꽉찬 상영관의 열기. 다같이 보는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