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시대 / A Confucian Confusion
1994 / Edward YANG / IMDb
★ 3.6
역시 양덕창이야… 영화를 그냥 끝내는 법 없이 마음에 폭풍을 일으켜버린다. 거기에 박혀버리는 엔딩곡이 너무 아릅다워 완전히 매료되어 버렸다.
이 영화에 대해 처음 들었던 것은 몇 년 전 타이페이 시립 미술관에서 관람한 에드워드 양 전시에서 였다. Confucian과 Confusion을 섞은 제목으로 에드워드 양이 어떤 영화를 빚어냈을 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좀 장난스럽게도 느껴지고 어렵게도 느껴졌는데, 그 영화가 “독립시대"라는 원제를 갖고 있었다는 것을 그 때 미리 알았다면 이 영화를 보는 시기가 좀 더 당겨졌을런지.
에드워드 양 감독의 다른 작품과는 확실히 다른 노선을 갖는 영화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그런 변곡점이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에서 <하나 그리고 둘>로 진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지점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여러 주제와 생각이 크기를 바꾸며 영화에 등장했다. 마음에 와닿는 것들도 있고, 멀리서 맴도는 것들도 있었다.
행복을 보여주는 예술은 결국 대중들에게 독과 아편처럼 작용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결국 그게 사람들을 북돋아 주고 세상을 바꾸는 엔진이라는 것도. 누군가의 마음의 빗장을 여는 여러 방법 중 결국 가장 안쪽의 빗장을 여는 순간들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여러 감언이설 속에서 진짜 마음을 열어낼 수 있는 열쇠의 모양에 대해서.
단순히 인물간의 작은 해프닝에서 멈추지 않고 대만과 중국이라는 세계관으로 연결되는 포인트도 흥미로웠다. 문득 영어 이름을 쓰는 사람들과 중국어 이름을 쓰는 사람들의 관계도 그런 은유였다는 생각을 영화가 마친 뒤 따끔하게 떠올렸다.
타이페이를 가장 타이페이스럽게 담는다는 칭호를 받는 에드워드 양은 이번에도 역시나 빛을 기가막힌 방법으로 자유자재로 담아낸 것 같았다. 자동차 전조등이나 전화부스 뒤 맥도날드 조명까지도 화면에 따뜻하게 녹아드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결국은 엘레베이터의 층수를 누르지 못하고 열림버튼을 누르는 그 엔딩을 두고두고 생각할 것 같다. 그런 선택들을 하려고 부단히 마음을 깎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