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 테넌바움 / The Royal Tenenbaums

2001 / Wes ANDERSON / IMDb
★ 3.5

한없이 가벼운 가족이라는 유대. 그렇지만 가족이라서 오는 무거운 연대.

The Tenenbaums 라고 묶인 가족의 의미가 사라진 채 주인공 중 한 명인 “로얄 테넌바움"으로만 제목이 번역된 것이 못내 아쉽다.

굉장히 직유적인 영화였다. 같은 옷을 입으며 자라지 못한 아이들처럼. 어머니의 결혼식에서 비로소 다른 옷을 입게 되지만, 결국 다시 남아버린 사람도 있고. 아끼던 강아지가 죽고, 그 앞에서 다른 강아지를 입양하고. 동물이든 사람이든 대체 가능한 가족에 실소가 나오기도 했다.

내일은 죽어야겠다 말하지만 결국 기다리지 못하고 팔을 그은 리치 테넌바움. 다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거라 말하지 못하는 리치의 말에 눈물이 터지는 마고 테넌바움. 그 양자 간의 대화가 무척 마음아팠다. 연대와 유대는 무한히 깊고 넓지만, 타인에게서 오는 위로에는 한계가 있고 결국 스스로가 스스로를 구할 수 밖에 없는 잔혹한 현실을 생각했다.

(웨스 앤더슨 영화에서 언제나 그랬듯) 많은 인물이 등장하기에 인물 소개에 세월아 네월아 시간이 걸렸지만 그게 지루하진 않았다. 좋은 팝 음악들이 곳곳에 스무스하게 깔려 그 자글자글한 노이즈를 즐기는 맛도 있었다. 비주얼도. 역시 웨스앤더슨식 필터끼운 누벨바그랄까.

Color scheme 연구를 하며 매번 스키밍만 하던 빚을 뒤늦게 갚았다. 두 편더 간다면 완전히 빚을 청산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