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쇼맨 / The Greatest Showman

2017 / Michael GRACEY / IMDb
★ 3.0

올 봄에 본 <베러맨>이 끝나고, 같은 감독의 전작인 이 <위대한 쇼맨>을 봐야겠단 생각을 했다. 사실 그 전에도 몇 번 시도를 했었는데 어디선가 느껴지는 거북함이 영화를 거푸 끄게 만들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 영화가 초반에 보여주는 쇼비지니스적인 무대 구성과 음악이 불편했던 것 같다. 되려 영화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그런 면에 있어서의 거북함은 꽤 많이 가라 앉는데, 또다른 불편함이 올라온다는 것이 문제였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실제의 인물이나 사건들을 모두 차치하고서라도, 영화의 플롯이 갖는 의뭉스러움이 있었다. 어떤 인물이 점점 더 맹목적으로 이카루스처럼 비상하다가 날개가 꺾이고 다시 한 없이 가라 앉을때, 그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들의 마음씀씀이가 좀 어색했달까. 어떻게 보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과 사건들이 주인공 바넘의 행복만을 위한 도구같이 느껴지기도 했고, 약자들을 선자들과 동일 선상에 놓음으로서 가치판단을 흐리게 만들기도 했다. 그 얕음에 영화에 대한 흥미가 뚝 떨어졌다는 생각을 했다. 결정적으로 음악이나 안무 등의 뮤지컬적인 요소가 압도적으로 좋았다면 또 다른 이야기가 되었겠지만, 내게 있어선 그것마저도 큰 감흥이 없었던 것이 문제였겠다.

예전엔 이런 반짝거림과 끝없는 도전에 열광했던 것 같은데, 이젠 현실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 스스로를 돌아보며 좀 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