툼 레이더 / Lara Croft: Tomb Raider

2001 / Simon WEST / IMDb
★ 3.2

3년 전 캄보디아 씨엠립에 다녀왔을 때 바로 보고 싶어했는데,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서야 보게 되었다. 늦게 본 것에 대한 후회보다는 결국 이렇게라도 보게 되었다는데서 오는 기쁨이 더 크다.

사람이 없는 타 프롬을 보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런데 그게 비밀에 쌓인 고요한 사원이라기 보다는, inpainting 같은 느낌이 강해 좀 웃음이 나기도 했다. 사원을 감싸다 못해 붕괴시키고 있는 거대한 스포안 나무를 배경으로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사람들 모두.

영화는 우주의 시간 앞에서 우리가 너무 외롭고 고독하지만, 그 시간을 인내하며 살아갈 수 있게하는 존재, 그건 인간과 인간의 유대와 연대라고 얘기한다. 영원할 것 같았지만 결국 잊혀진 문명과 왕국의 앞에서 우리가 논할 수 있는 것은 현재일뿐이라.

OpenGL로 쉐이딩한 것 같은 조악한 CG가 너무 마음 아팠다. 2001년도의 vfx니까 이해해야한다 하기엔 근데 반지 원정대가…

젊은 시절의 배우들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 풍지박산이 되어버린 집을 정리하는 아침의 유사가족이 좀 웃기기도 했다. 매력적인 캐릭터는 없었지만, 아직 영글지 않은 다니엘 크레이그에 계속 눈길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