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 The Solitary Gourmet
2024 / Yutaka MATSUSHIGE / IMDb
★ 3.2
빚을 갚는다는 마음으로 다녀왔다. 시청자들의 근 10년을 넘기는 시간을 고독하지 않게 만들어준 마츠시게 유타카 배우에게 늦게나마 보답을 한 기분이었다.
영화 자체는 아쉬움이 컸다. 흐름이 끊기는 편집이 이따금씩 있었다. 가장 결정적으로 <고독한 미식가>라는 컨텐츠는 홀로 집에서 편하게 틀어놓는 데에 매력이 있지, 그 시간을 영화관에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1배속으로 보는 데에는 어려움이 크다는 데 문제가 있었다 생각한다. 드라마의 성공이 영화로 이어지는 일본식 감성이 한국에서는 먹히지 않은 것도 한 몫을 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야기를 엮는데에 있어 작은 힘을 느끼기도 했는데 배우나 작품이 가진 절때 해쳐지지 않는 코어한 진정성이었다 생각한다. 섬에서 만난 일본인의 남편의 가게에 우정출연하는 이노가시라를 바라보는 한국의 유재명같은 엮음인데, 그게 과한 영화적 설정으로 느껴지지 않고 미소가 지어질 뿐이었다. 오랜 시간을 작품과 함께 해온 이들의 깊이가 우러난 대목이라 생각했다.
고독한 미식가를 처음 접한 것은 드라마였지만, 탐독하게 된 것은 다니구치 지로때문이었다. 이제 다니구치 지로가 없는 세상의 고독한 미식가가 진정한 고독한 미식가일 수 있을까 이따금씩 생각하지만, 어쩌면 이젠 이 드라마를 거쳐간 모든 이들의 것으로 확장되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만화를 좋아하던 이들은 그 시대에 남아있으면 되고, 그렇지 않은 이들은 그 이후의 강물에 몸을 맡기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남풍섬에서 나온 이노가시라가 밟게된 육지가 거제의 구조라라는 것이 웃겼다. 내가 탐독을 시작했던 것도 거제에서였는데, 그런 묘한 사건의 연장들이 머릿 속을 떠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