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리언 3 / Alien³
posted on 2025.02.20
1992 / David FINCHER / IMDb
★ 3.4
감독에 따라, 제작사의 입맛에 따라 다른 음식처럼 느껴지는 에이리언의 각 시리즈들이 흥미롭다. 처음엔 데이빗 핀처가 에이리언을 찍으면 어둡고 우울한 감옥에서 대량의 사람들과 에이리언 한 마리를 대립시켜 놓는구나, 참 데이빗 핀처 스럽다 생각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데이빗 핀처의 영화 입봉작으로 제작 과정에서 스튜디오의 입김이 너무 심했던 탓에 자신의 필모에서 <에이리언 3>를 가장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한 번 더 놀라기도 했다. <에이리언 3>의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그의 취향이었는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선 그의 두 번째 연출작인 <세븐>을 봐야겠단 생각을 했다.(아직도 못보다니…)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리즈였다. 발전해가는 기술에 비해 조악했던 퀄리티의 CG가 몰입감을 확 떨어트리기도 했다. 마음이 동화되거나, 연민이 느껴지거나, 동경이 되는 캐릭터가 없어 영화를 멀찍이 떨어져 구경한 느낌이었다. 차라리 에이리언을 시각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정서적으로만 스릴과 두려움을 느끼게 했음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지만, 헐리웃 대작에서 그런 모험을 할 수는 없었겠지. 먼 우주에 사실상 버려진 감옥이라는 환경이 본인의 능력을 100% 활용하지 못한 것 같아 못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