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 Pan's Labyrinth

2006 / Guillermo del Toro / IMDb
★ 3.6

누군가가 이 영화가 인생 영화 중 하나라 말했던 게 생각난다. 계속 리스트에 묵혀두다 셧다운이 시작되고 보기 시작해 단숨에 끝냈다.

2012년에 개봉했던 한국 영화 <지슬>을 생각했다. 산으로 들어간 사람들. 그 용맹함과, 고독함과 처절함을 생각했다.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는 거기에 판타지를 얹었다. 다만 판타지가 역사와 섞여버린 것이 아니라, 병렬적으로 전개된다. 그래서 처음엔 술과 음료가 아직 섞이지 않는 칵테일을 한 모금 마신 느낌이었는데, 이내 두 스토리가 시너지를 일으키며 전례없는 마음의 파동을 일으킨다.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에서도 느꼈지만,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정말 이런 비극적인 처절함에 너무 능숙한 사람이란 생각을 했다. 생긴건 서늘하지만 누구보다 불구덩이처럼 뜨거운 것들을 담아내는데 탁월하다.

판에 대해 알고 있는 메르세데스도 분명, 오필리아와 같은 시절이 있었을 거라고. 먼 이야기 같은 두 이야기를 엮는 솜씨에 마음이 저릿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