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핑거 / The Goldfinger

2023 / Felix Chong / IMDb
★ 3.2

참 아쉽다. 홍콩 반환과 주가 조작을 엮은 스토리에 대단한 두 배우까지 투톱으로 섭외를 했는데.. 촌스러움이 두세 스푼 정도 있는 맛이랄까.. 예고편을 보고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홍콩판일 것 같단 생각을 했는데 <더 킹>에 가까웠다. 어쩌면 <더 킹>보다도 한 걸음 더 촌스럽고 부자연스러운 골짜기로 들어간 느낌이었다. 차라리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식 무게를 가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서사를 한 타임라인으로 가져가지 않고 쪼개놓은 것이나, 인물들을 등장시키는 것, 그리고 흑막을 만들어 가는 과정 등에서 공을 들였지만 그게 세련되거나 완전한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데서 오는 실망감이 컸다.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도 좀 있는데,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라도 묵묵히 신념을 지켜나가는 인물에서 오는 감동 포인트가 있지만 그렇기에 어쩔 수 없이 인물이 갖는 평면적인 특징이 영화를 좀 지루하게 만들기도 했다. 묵묵함과 재밌음은 공존할 수 없는 단어인걸까.

넷플릭스와 동남아 배급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는 한국 콘텐츠들을 떠올렸다. 홍콩의 감각은 정말 멈춰버린 것인지 궁금해졌다. 언젠가 한국도 이렇게 향기만 남기고 져버릴까, 궁금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