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 Dune

2021 / Denis Villeneuve / IMDb
★ 3.8

개봉한지 2년이 훌쩍 지나서야 드디어 보게 되었다. <듄: 파트2>를 미리 예매해둔 덕분에 숙제처럼 해치웠다.

고독한 두려움 아래서 모래가 씹히는 경험은 <동사서독> 이후로 오랜만이었다. 느린 호흡인데 고요하거나 적막하지 않다는게 신기했다. 찬 것을 뜨겁게 담은 것 같기도, 뜨거운 것을 차게 담은 것 같기도한 느낌이었다.

어디까지가 VFX, SFX의 영역일까 추측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어느 로케이션에서 촬영했는지도 궁금했는데, 크레딧을 보며 해결.

취향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내게 있어선 굉장히 이질감이 느껴지는 서사였다. <듄>이라는 원작의 세팅에서 느껴지는 어색함이 문제였을거라 생각한다. ‘와’하며 봤지만, 여러번 찾아보게 되진 않는, 책장에 꽂혀버린 어느 외국 소설책처럼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았나보다. 너무 먼 이야기라 생각한걸까. 혹은 너무 과거의 이야기라 생각된걸까. 그래서 그런지 긴 러닝타임이 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