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의 사랑 / Ms. Apocalypse

2024 / Sun-ae Lim / IMDb / KMDb
★ 3.3

자기만의 리듬으로 끝까지 밀고나가는 영화였다. 누군가는 <미쓰 홍당무>를 떠올렸다는데 그 말에도 동의한다. 아주 이상한 관계의 연대를 생각하면 <가족의 탄생>이 생각나기도 한다. 이따 아주 이~상한 아저씨 하나가 낄 거라는 <타짜> 정마담의 대사를 생각했다.

배우와 제작진의 시너지가 잘 맞은 영화 같았다. 누구 하나가 하드캐리하는 게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런 영화들은 보통 평타는 치니까.

영화를 오래 해온 사람의 센스가 느껴질 때가 있었다. 무언가에 매몰되지 않고 끊임없이 밸런스를 신경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운 감각을 유지하는게 좀 신기했다. 이게 연륜인가 싶다가도, 연륜만 있다고 할 수 있는건 아니니까 그저 임선애 감독의 장점이라 생각해야 겠다.

궁극적으로 우린 왜 살고, 왜 사람에 기대고, 사람에게 품을 내어주는가를 떠올리게 하는 시간이었다. 아직 답을 얻진 못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