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야 / Green Night

2023 / Shuai Han / IMDb
★ 2.8

CGV 단독 개봉으로 서프라이즈 쿠폰을 어마무시하게 풀었는데 상영관이 많지 않아 결국 보러가질 못하다가, 주말에 시간을 내어 결국 봤다. 굿즈로 풀린 시나리오 카드가 탐이 났는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이 시나리오 카드가 무슨 의미인가 싶긴 하지만ㅎㅎ..

뜻밖의 수확이라면 판빙빙이라는 배우의 얼굴을 제대로 알게 된 것이다. 연기보다 셀럽으로서의 이름만 들어봤지 이렇게 긴 시간을 쭉 보게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세월이 녹은 얼굴의 그늘에서 이따금씩 윤희에게 속 윤희의 고단함이 겹쳐지기도 했다.

다만, 이 영화의 개연성과 내러티브에서 어떤 것을 느껴야 할 지가 의문스러웠다. 고상한 고민을 하고 있는 척 하는 얕은 이를 관찰한 기분이었다. 게다가 아름답고 서글픈 미장센으로만 채운 영상은 영화로서의 매력이 반감된다. 나름 꾸민다고 꾸민 그마저도 충분히 아름답고 서글퍼웠는지조차 모르겠다.

현실과는 꽤나 다른, 필터가 씌워진 도시의 이미지들에 대해 생각했다. 우리가 홍콩과 도쿄를, 멕시코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냄새가 있듯이, 외국인도 서울과 인천에서 이런 냄새를 맡는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