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수 / Sisu

2022 / Jalmari Helander / IMDb
★ 3.3

포스터와 예고편을 보고선 꼭 보고싶단 생각을 했다. 건강검진차 서울에 올라간 김에 상영관을 찾아 보고 내려왔다. 버스 시간과 애매하게 틀어져 엔딩을 못보고 상영관을 나오게 되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다행이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소련과 핀란드 사이의 소핀전쟁은 굉장히 생소하다. 눈치껏 캐릭터들의 양상을 구분할 수 있지만, ‘왜?‘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여전히 좀 찾기 어려웠다. 왜 금을 캐야했을까, 왜 금을 가지고 도시로 향했을까 같은 질문들. 민족적인 분노와 복수심이 크게 느껴지지 않아 더 난해했던 것 같기도 하다.

영화 자체는 굉장히 심플하고, 폭력적이고, 잔인하다. 그런데 그 폭력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잔인함이라기보다, 킹스맨의 폭죽꽃처럼 잔인하달까.. 이런 영상미를 뭐라 불러야할지 난감하다.

외국어로 잘 번역되지 않는 핀란드의 정신인 ‘시수’를 이해하려 애썼다. 한국인의 ‘정’처럼 민족성을 나타내는 단어라면, 속성 강좌로는 완벽하게 이해하기 어려울거라 생각하면서.

쓰러지지 않는 아타미. 그리고 어디서든 나타내는 하얬다 까매지는 댕댕이. 대단한 90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