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자이언트 / Blue Giant

2023 / Yuzuru Tachikawa / IMDb
★ 3.9

전력 질주의 맛.

왠지 큰 스크린과 빵빵한 음향으로 봐야 제격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갑작스레 예매를 했다. 마지막 타임 영화라 그랬는지, 큰 영화관을 홀로 차지하고 편하게 볼 수 있었다.

얼마전 김동률 콘서트를 다녀와 우에하라 히로미를 떠올렸다. 김동률이 언급했던 천재인데 노력까지 대단하게 하는 천재는 히로미를 가리킨 게 아니었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가 시작되고, 음악감독 우에하라 히로미라는 오프닝 타이틀이 올라갈 때 새삼스럼 타이밍에 기분이 묘해졌다.

Jass처럼 열심히 달렸지만, 뜻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결과가 주어진다면. 거기에 좌절하지 않고 다시 흙을 털고 일어설 수 있을까. 성공과 실패에 대한 불투명함, 어쩌면 거진 100% 실패할 거라 예측되어도 열심히 달릴 수 있을까. 그런 영화 속 멀티버스들을 상상하며 영화관을 빠져 나왔다.

실사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이기에 뽐낼 수 있는 깊은 맛이 있었다. 카메라의 움직임과, 화려한 열정의 불꽃이 아직도 눈 앞에 생생하다.

한동안 푹 빠져 있던 블루 자이언트의 플레이리스트를 덧붙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