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영광: 리턴즈 / Marrying the Mafia: Returns

2023 / Tae-won Chung / KMDb
★ 1.0

왜 인간은 스스로를 자학할까. 왜 영화관에 가서 봐야만 했을까. 여러 이유가 떠오르지만 2002년의 <가문의 영광>에 대한 단 한 번의 호감이 가장 큰 이유였으리라 생각한다. 김정은, 정준호, 유동근 주연의 가문의 영광은 당시 정말 가히 충격적이었다. 비록 십년이 넘게 한국 코미디에 클리셰를 가져오긴 했지만, 영화 자체만으로는 아직도 이따금씩 웃음벨처럼 생각나곤 한다.

그런데 왜 이번 영화는 단 하나도 성장하지 못하고 2002년도의 몸에 가둬졌을까. 되려 현상 유지도 아닌 퇴화에 가깝다. 영광을 재현하고 싶었다기엔 성의가 없다. 제작자와 감독, 그리고 크레딧에 등장하는 물주가 짝짜꿍이 맞아 그냥 한 편 찍어보자 하고 갈긴 것이라는 추측에 한 표를.

두 번 정도 피식 거린 것 같은데, 첫 번째는 기억이 나지 않고.. 두 번째는 모녀로 나오는 유라와 김수미의 첫 대면이 너무 친해보이지 않는 남처럼 느껴져서 그게 그냥 웃겼다. 엔지컷에서의 웃음이라. 차라리 주성치 감성의 B급으로 갔다면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런 아쉬움은 최선의 노력을 한 영화들에게나 해당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