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유령 살인사건 / A Haunting in Venice

2023 / Kenneth Branagh / IMDb
★ 3.3

스토리도, 관객에게 공간감을 홀리는 과정도, 인물의 소개도, 대체로 나이브하게 흘러간다. 그런 점에 있어서 고평가를 하지 않게 되지만, 또 그 흐름이 유닉하게 튀진 않지만 거슬리지 않게 스무스하게 녹아들기 때문에 “호"의 영역에 들어서게 만드는 것 같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킬링타임으론 제격이야 라는 생각을 하게되는데, 그런 백그라운드엔 이런 일련의 사고가 있지 않았을까.

1947년의 베니스를 가정한다. 그 관광객이 넘쳐나는 베니스의 항공샷이나 거리샷을 어떻게 찍었을지 정말 너무 궁금했다. 건물이나 바다, 운하같은 좁은 스코프의 장면들이야 일부 통제가 가능하다 해도, 전체 도시를 부감으로 잡을 땐 2023년도의 관광객이 잡히지 않으리란 법이 없기에.. 러닝으로 지운걸까, 문득 궁금해지기도 했다. 헌티드 맨션으로 시각을 좁혀가며 완전한 세트 촬영으로 넘어가는게 눈에 훤히 보이지만, 그게 나쁘게 보이지 않고 되려 귀엽게 보일 정도로 베니스의 부감이 좋았다.

영화 초반에 누가 봐도 떡밥처럼 얽혀 드는 물건이나 언급들이 있다. 영화는 킬링타임 오락영화로서의 면모를 놓치지 않으려 문제 난이도의 밸런스를 열심히 조정하는 느낌이었다.

나이브스 아웃 1편보단 조금 아쉽고, 나일 강의 죽음 보다는 조금 나았던, 그래도 두 시간을 이탈 없이 영화에 꼬박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