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펜하이머 / Oppenheimer

2023 / Christopher Nolan / IMDb
★ 4.0

눈이 100%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본 게 아쉽다. 그래도 영화관에서 꼭 보고 싶었던 터라..

모든 샷에서의 속도와 에너지의 패턴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느낌이 정말 신기했다. 정말 영화를 뚝심있고도 섬세하게 잘 만드는 사람이란 생각이 3시간 동안 이어졌다. 박물관에 걸려있는 어떤 명화를 보고온 느낌이 들기도 했다. 스스로에 대한 증명은 이렇게 하는 거구나, 크게 배웠다.

모두의 연기도 좋았고, 음악도, 제작도, 특히나 편집이 좋았다. 구멍이 없는 영화. 그런데 왜 홀려버리진 못했는지. 그런 매력은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폭탄을 옮겨가기 전, 폭탄은 너무 높이서 떨어트리면 안된다는 사용설명서를 읊어주지만 훗날 자신은 단순히 프로젝트를 이행하는 과학자였다 되뇌이는 괴리에서 오는 잃어버린 자신감, 그리고 평생의 괴로움.

사막을 가로지르는 낡은 트럭 두 대에 실린 폭탄과 그 폭탄이 가져온 역사가 대비되었다. 세상이란, 그리고 인생이란.